상반기 부문별 경제계획 수행 ‘낙제점’…목표 50%도 달성 못해

전력·석탄·기계·식품 생산 특히 저조…원자재 부족 심각한데 '충성심 부족'으로 원인 돌려

인민소비품(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북한 함흠편직공장.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기관별 올 상반기 목표 달성률을 조사한 결과 경제 성적표가 낙제 수준이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기업소들의 원료나 자금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28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남도 당위원회는 최근 상반기 경제계획 수행 정형(실태) 총화를 진행했다.

모든 기업소를 대상으로 부문별 경제 목표 달성 정도를 파악한 결과 계획의 50%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총화 결과 전력, 석탄, 기계, 식품 생산 부문의 생산율이 기대보다 훨씬 저조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부문별로 목표 미달의 이유를 파악하기 위한 분석과 비판에 나섰는데 모든 부문에서 저조한 실적의 원인으로 생산 자재와 원료 부족을 꼽았다고 한다.

북한이 코로나 방역을 명목으로 2020년 초 국경을 봉쇄한 이후 대외무역 규모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고 이에 따라 부문별로 필요한 원자재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가 지난 14일 발표한 ‘2021년 북한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8.2% 감소한 8196만 달러였으며 수입은 18.4% 줄어든 6억 3137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6억 8437만 달러였던 무역적자는 지난해 5억 4941만 달러로 19.7% 감소했다. 지난해 수출보다 수입 규모가 크게 줄면서 2020년에 비해 무역적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가 장기화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지난해 수입 규모를 더욱 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집계된 북한의 최대 수입품은 원유와 정제유 등이 3억 7035만 달러로 전체 수입의 58.7%였으며 플라스틱이나 고무, 비료 등도 수입 목록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북한의 유류 수입은 지속 이뤄지고 있지만, 그 밖의 원자재 수입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문제는 원자재 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북한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4일 김덕훈 내각총리 주재로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어 상반기 인민경제계획 수행 정형(실태)을 결산하고 하반기 계획을 관철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매체는 보도를 통해 “경제관리체계와 방법을 현실적 조건에 맞게 더욱 개선하여 국가의 통일적인 지휘체계를 보강하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회의에서도 부족한 원자재를 조달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은 전혀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최근 평안남도 당위원회가 진행한 총화에서는 ‘충성심 부족’이 상반기 경제 목표 미달성의 원인으로 결론 내려졌다고 한다.

여기서 한 고위 간부는 “기업소 일꾼들로 하여금 당에 대한 충성심을 높여 당에서 하달된 목표를 무조건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할 뿐 실질적인 대안은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이 때문에 총화 참석자들은 “이렇게 허황된 회의를 뭐하러 하냐”는 불만을 표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