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령서 ‘유언비어와의 투쟁’ 긴급강연회…외부정보 차단 주력

평소와 달리 도당 간부가 직접 나서서 강연 진행…외국 휴대전화 사용자 자수 회유하기도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지난 2019년 발생한 탈북어민 북송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는 소식이 북·중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북한 내부에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이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행위와의 투쟁을 강도 높게 벌일 것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5일 회령시에서는 외부와 연락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행위와의 투쟁을 강화할 데 대한 긴급강연회가 진행됐다.

통상적으로는 인민반장이나 동 사무장 또는 담당 보위원이 강연회를 진행하지만, 이번에는 도당과 시당 조직부 주요 간부들이 나서서 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회령시 강안동에서는 도당 조직부 과장이 강연회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른바 도당 간부의 특별강연이다.

강연자는 먼저 최근 봉쇄, 격폐 조치에도 방역대전의 승리로 나가고 있는 것은 우리(북한) 인민들의 당에 대한 끝없는 충실성과 무한한 헌신성 때문이라며 주민들을 격려했다는 전언이다.

그리고 난 뒤 강연자는 “일부 주민들 속에서 국경 관문에 산다는 자부심보다는 일시적 어려움에 굴복하고 자신만의 향락을 위해 외부와 연락하며 돈벌이를 하다가 적들의 반공화국 책동에 가담, 적발돼 준엄한 심판을 받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경 지역 주민들이 외부에서 들은 확실치 않은 소문을 내부에 퍼뜨리는 현상은 당과 인민의 일치단결에 막대한 저해를 준다는 점을 특별히 꼬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강연자는 “당의 관대 정책에도 국경 지역 주민들 속에서 외부와 연락하며 적들이 퍼뜨리는 유언비어를 내부에 유포시키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인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할 민족 반역자들의 가족이나 관련 대상들에 대해 공공연히 이야기 하면서 우리 사회주의 제도를 말살하려는 적들의 책동에 맞장구를 치는 행동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최근 한국 내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탈북어민 북송사건에 관한 사실이 북한 주민들에게도 빠르게 전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의 동요를 차단하고, 외부에서 들여오는 정보나 소식으로 당국에 불리한 국면이 조성되지 않도록 통제, 단속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소식통은 “최근 보위부와 안전부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인민반장들까지 ‘외국 손전화를 감추어 놓고 사용하는 자는 아직 늦지 않았으니 우리 당의 관대 정책을 똑바로 알고 자수하라’는 회유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경 지역의 특성상 외부와 연락을 안 하면 먹고살기 힘든데 누가 자수를 하겠느냐”며 “국경 지역에서 중국 손전화를 사용하면서 외부 소식을 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