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방역사령부 심야 영상회의 소집해 ‘무능’ 강하게 질타

제대로 진단하지 않는 의사들 처벌하라 지시…환자 수 속이기 급급한 방역일꾼들에 경고하기도

북한 코로나19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 22일 “방역부문의 과학기술력을 증대시켜 전염병 위기를 최종적으로 해소하고 국가방역정책 실행의 정당성과 효율성, 과학성을 담보하기 위한 사업에서 실질적이며 혁신적인 성과가 이룩되고 있다”며 ‘과학 방역’을 촉구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황해남북도와 개성시 비상방역지휘부를 갑작스레 소집해 심야 영상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12일 밤 10시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개성시의 비상방역지휘부를 불러내 영상회의를 진행했다”며 “여기서 보건행정 지침과 규정대로 일을 잘하지 못한 점을 꼬집으며 여러 가지를 경고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이 회의에서 “국가의 보건행정 지침과 규정대로 정확히 날을 세워 일하지 못했기 때문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성 전염병(코로나19)과 각종 질병이 혼잡탕이 돼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이 3개 지역 비상방역지휘부의 무능을 강하게 꼬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아프다며 문진 요청을 한 주민들에게 정확한 진단을 내려주지도 않고 돌려보낸 의사들이나 약국의 약제사들, 방역 일꾼들에게 책임을 물어 철직시키거나 방역을 위한 소독 현장들에 내려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이들의 행위가 최대비상방역 시기에 단순하게 볼 수 없는 비인간적이고 안일하며 무책임한 행위로 묵과할 수 없다면서 이것은 국가 생산 단위의 노력(인력) 부족까지 빚어 생산력이 떨어지게 하는 것이니 법적 처벌도 마땅하다고 분노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회의에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언급하면서 항상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백신을 여러 차례 주사한 외국에서도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토착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더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방역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사상을 핵심적으로 제기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외국의 사례를 보면서 현재 북한의 실정에 맞게 보건행정 체계를 세울 것을 지시하는 한편, 전염병 환자 수를 숨기기에 급급한 방역일꾼들의 행태를 강하게 지적하기도 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도·시·군 방역일꾼들의 이런 행위에 대해 ‘당에 거짓을 보고하는 간이 큰 인간들’이라고 비판했다”며 “앞으로는 이런 행위들을 더는 용서하지 않겠다면서 중앙에 보고할 때 자기 지역의 환자 상태를 부류별로 정확히 보고하도록 하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환자 수를 빼고 더하는 권한은 오직 중앙에만 있다고 하면서 아래 단위들은 의견 정도만 낼 수 있고, 현장에서 방역, 치료, 격리, 소독 등 지침과 규정이나 잘 지키라고 강하게 꼬집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