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최근 서해상으로 방사포를 발사한 가운데, 북한군 하기(夏期, 하계의 북한식 표현)훈련이 지속되는 9월 말까지 무기 시험 발사가 한두 차례 더 이뤄질 수 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북한은 앞서 지난 10일 평안남도에서 서해상으로 방사포 2발을 발사했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초대형방사포(KN-25)보다는 비행 거리가 짧지만,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를 타격할 수 있는 위협적인 재래무기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북한 군 당국은 이번 발사가 최근 진행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지난달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전선(전방) 부대의 작전임무 추가 확정 ▲전쟁억제력 제고를 위한 중대문제 심의 및 승인 ▲군사조직 편제개편안 비준 등이 이뤄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본보의 취재에 따르면 북한 군 당국은 회의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전략군 일부 인원을 전방부대인 1·2·4·5군단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소형핵탄두를 개발하기 전까지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우선 전력화해 남한 내 주요 시설과 주한미군기지 등에 대한 공격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한 군 당국은 이번 회의에서 전방의 육군 군단들이 단거리미사일을 운용하도록 기존 재래무기에 대한 편제를 개편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방사포 발사도 대남무기를 전방 부대에 실전배치하는 등 무기 편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무기 시험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이 무기 편제 변경을 결정한 핵심적인 이유는 남측에 대한 항시적인 공격 능력을 갖추면서 전략무기와 재래무기를 동시에 활용해 우리 군과 미군의 방어망을 무력화하기 위함이라는 전언이다.
특히 북한은 이번에 방사포를 시험 발사 시점을 결정하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곧 시작된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북한 군 당국은 동기(冬期·동계의 북한식 표현)훈련과 하기훈련이 끝날 무렵에 무기 시험을 실시하는데, 이번의 경우 하기훈련이 시작된 지 열흘 만에 관련 지시가 하달돼 북한군 내부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제기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북한군 내부에서도 이번 방사포 발사에 정치적인 고려가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훈련 마감에 발사 시험을 하는 것이 정석이긴 하다”며 “하지만 이번엔 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려도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기 편제가 변화된 만큼 이번 하기훈련이 끝나기 전에 발사 시험이 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