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녹화물 시청·유포는 반역”…청년 사상이완에 긴장하는 北

"청년들이 높은 각성 가져야"…청년동맹 조직에 해설담화자료 배포하며 교양사업 강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1년 4월 30일 외곽단체인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이 10차 대회에서 단체명을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으로 개칭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청년동맹 10차 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최근 불순녹화물을 보거나 유포시키는 현상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해설담화자료’를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10일 개최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실태를 분석, 총화(평가)하고 투쟁의 도수를 계속 높여갈 것을 주문한 상황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사업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불순녹화물을 보거나 유포시키는 현상을 철저히 없애라’라는 제목의 해설담화자료를 청년동맹 조직들에 배포하고 불순녹화물 시청 및 유포시키는 행위와의 투쟁을 강도 높게 벌일 것을 강조했다.

실제 북한은 자료에서 “이색적이며 퇴폐적인 불순녹화물을 몰래 감추어 놓고 보거나 유포시키는 현상이 없어지지 않고 사회의 건전한 분위기를 흐려놓고 있다”면서 “이런데 맛을 들이면 좀처럼 헤어나기 힘들며 종당에는 원쑤(원수)들이 노리는 대로 반역과 배신의 구렁텅이에 굴러떨어져 운명을 망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은 “제국주의자들의 사상 문화적 침투 책동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악랄해지고 있는 오늘날 불순녹화물을 몰래 보거나 밀수 밀매하며 유포시키는 것은 본질에 있어서 어려울 때 자기 조국과 인민에게 총부리를 돌려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반역행위”라고 언급했다.

이어 “아직도 이색적이며 퇴폐적인 불순녹화물들을 몰래 감추어 들고 다니면서 보고 듣거나 밀수, 밀매하는 행위를 계속한다면 우리 청년들 속에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과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을 끌어들이려는 고의적인 행동으로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속적인 단속과 통제에도 청년들의 외부 영상물 시청 및 유포 행위가 지속되자 북한은 이를 ‘반역행위’로 간주하며 자본주의 문화 유입에 대한 청년들의 경각심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또한 북한은 자료에서 “미제를 비롯한 계급적 원쑤들은 남의 나라 국경연선까지 기어들어 이색적인 불순녹화물들을 우리 내부에 퍼뜨리기 위해 온갖 비열하고 악랄한 책동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제와 계급적 원쑤들은 우리 인민의 생명이며 생활인 사회주의 우리 제도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려고 더욱더 발악하고 있으며, 적들이 노리는 것은 청년들의 사상 의식을 마비시켜 사회주의 우리 제도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기 위한 선전모략 책동”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적들의 이러한 책동에 국경연선에서 사는 청년들이 높은 각성을 가지고 청년 강국의 주인공이 된 긍지와 영예를 계속 빛내어 나가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 같은 내용의 해설담화자료를 배포해 청년들의 사상이완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청년들의 욕구를 케케묵은 사상교양으로 억누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현재 청진시의 각 청년동맹 위원회에서는 주 2회 관련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일손이 바빠 눈코 뜰 새 없는 농촌지원 현장에까지 찾아다니며 하루 일에 지친 청년들을 모아놓고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소식통은 “새로운 것에 민감한 청년들이 발전된 나라의 영화나 드라마를 안 볼 수가 있겠느냐”며 “정부에서 남조선 영화를 비롯한 외국영화 시청과 유포를 강하게 단속하고 통제해 청년들이 조금은 움츠릴 수 있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