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피해에 호위국 산하 115여단 지휘관들 해임·철직…무슨 일?

부대 인원 절반이 허약으로 드러나 복구 작업 동원 차질…호위국 "전투력 완전히 상실" 지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장마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다며 “폭우와 비바람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촉구했다. 사진은 폭우 대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호위국이 폭우 피해 현장 복구 임무 수행에 문제가 있는 부대 책임 지휘관과 정치위원을 해임, 철직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호위국은 26일 본부당 정치위원회를 열고 장마, 홍수 피해 복구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지경으로 부대를 관리한 115 건설여단 여단장과 정치위원에게 전적인 책임을 물어 해임, 철직시켰다.

115여단은 1호 도로와 관할 목장, 공장, 농장, 건물 보수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호위국 소속 전문 건설부대다.

앞서 호위국은 북한 전역에 장마로 인한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자 피해 대책 마련 차원에서 (호위국?) 본부 청사와 지역별 특각(별장)으로 이어지는 도로 등에 대한 긴급 보수 명령을 115여단에 하달했다.

그러나 115여단은 이 같은 명령을 받고도 현장에 인원을 제대로 파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호위국 산하 특수구역 피해 방지는 호위국 소속 건설 전문 부대가 하는 것이 원칙이라 ‘별동대’를 파견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인데 해당 부대들에 영양실조, 결핵을 앓거나 보양(保養)을 목적으로 귀가 치료 중인 군인들이 많아 즉각 파견하지 못했다”며 “폭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런 사실을 파악한 호위국이 이 사안을 심각하게 다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호위국은 평안북도 내 일부 특각으로 향하는 도로에 가로수가 넘어지고 침수 피해도 발생했음에도 복구 인원을 파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115여단이 전투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으로 판단하고 사태의 책임을 물어 지휘관들을 처벌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호위국 본부당 정치위원회는 ‘평상시 부대 관리를 어떻게 했기에 임의 시각에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하지 못할 정도인가’, ‘허약 환자가 부대 편제 정원수의 절반이 된다는 것은 호위국 망신을 다 시킨 것이나 같다’며 115여단장과 정치일꾼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1호 특각 도로 등에 대한 보수 작업이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면 임의에 최고지도자를 모실 수 없고, 이는 결국 혁명의 수뇌부 호위 사업에서 가장 치명적인 빈틈이라는 점이 주요하게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내부에서는 115여단의 전투력이 상실된 것은 각종 공급이 그만큼 열악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115여단은 말이 좋아 호위국 소속이지 질통, 흙마대, 맞들이를 가지고 현장에서 험한 일을 하는 막노동자나 다름없다”며 “그런데도 일반 군부대보다 못할 만큼 후방 공급 질이 한심하니 군인들의 팔다리가 파리나 모기 다리 같을 정도로 영양실조, 허약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올해 호위국 소속 부대 전체에서 발생한 사망자의 80%가 115여단에서 나왔다는 통계 결과도 있는데, 호위국 본부당 정치위원회는 여단장과 정치위원이 이에 책임을 지고 처벌받는 것이 응당하다며 이번 결론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115여단의 실상을 파악한 호위국은 이번 폭우 피해 현장에 일단 115여단을 동원하지 않고 몸이 허약한 군인들을 병원과 보양소에서 대대적으로 치료하고 보살피는 사업부터 진행하라면서 관련 보건 및 후방물자를 본부에서 당장 해결해주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위국이 떨어진 명예를 회복하려는 조치로 이 같은 지시를 내림에 따라 고향 집에서 몸을 추스르고 있던 115여단 군인들까지 모두 호위국 병원과 보양소들에 보내져 치료를 받게 됐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