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 파견 노동자에 당자금 납부 종용…미납시 송환 엄포도

북러 간 국제열차 조만간 재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와…외화벌이 위한 이동은 일부 허용

러시아 하산 근처에서 북한으로 들어아고 있는 기차. 2019년 6월 촬영.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파견돼 있는 자국 노동자들에게 당자금 납부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당자금을 수개월씩 미납한 노동자들을 강제 송환하겠다고 밝혀 한편에서는 북러 간 국제열차가 곧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러시아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0일 대외건설국은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에게 당자금과 관련된 포치를 하달했다.

해당 포치에는 노동자 개인이 매월 정해진 날에 할당된 당자금을 납부해야 하며, 4개월 이상 당자금을 미납할 경우에는 귀국 조치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명목으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북러 간 국제열차 운행을 중단했으며, 러시아에 파견된 자국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하지 않고 있다. 이에 비자 만료로 귀국해야 하는 인원들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해외에서 노동을 지속해왔다.

이런 가운데 당자금 미납이 지속될 경우 본국으로 송환하겠다는 지시가 내려오자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곧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국제열차 운행이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어도 앞으로 4개월 후인 10월 이전에 북러 간 국제열차가 재개될 예정이기 때문에 노동자 송환에 대한 지시가 내려온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번 포치에는 노동자들이 작업을 위해 거주지가 아닌 러시아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도 일부 허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코로나 방역 상황과 더불어 러시아에 파견됐던 적군와해공작국(적공국) 소속 북한 장교가 망명을 시도하다 발각되는 사건이 발생한 후 북한 당국은 러시아 내 자국 노동자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감시 수준을 강화한 바 있다.

외화벌이 목적인 경우 노동자들의 이동을 허가하는 조건부 이동 통제 완화 조치를 내건 셈이다.

이렇듯 북한 당국이 러시아 파견 노동자들의 지역 간 이동을 허용하고 나서면서 북한 파견 노동자들이 현지에서 여러 분야의 노동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노동자들의 지역 간 이동이 확대되면 탈북 등 이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노무자(노동자)들의 이동이 많아지면 외국으로 뛸 수도(탈북할 수도) 있다는 점을 평양에서도 알고 있지만 지금은 당자금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에 파견된 노동자에게 할당된 당자금은 1년에 7000~1만 달러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대개 임업이나 건설업에 종사하는데, 현재 임업이 본격화되는 계절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소득이 많지 않다고 한다.

이에 최근에는 러시아에서 산나물이나 버섯, 약초 등을 채취해 이를 팔아 외화를 마련하는 북한 노동자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