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원 뒤 한곳에 모여 술판 벌인 미성년자들…위험한 ‘일탈’

발각된 뒤 청년동맹 끌려가 비판서 쓰고 강하게 문책 당해…교양자료에 사건 담기기도

북한 함경남도 흥남 농촌지역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미성년자들이 한데 모여 술판을 벌이다 걸려 크게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함흥외국어학원과 함흥제1고급중학교 학생 총 8명이 농촌지원에 나갔다가 돌아오던 중에 한 집에 모여 술을 마시고 함께 밤을 보내다 걸려들어 시 청년동맹에 끌려가 문책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본래 함흥외국어학원과 함흥제1고급중학교 학생들은 올해 농촌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농촌에 일손이 부족하자 급기야 불러내 5월 말부터 6월 10일까지 농장에 출퇴근하는 식으로 동원돼 아침 7시 30부터 저녁 8시까지 농사일을 도왔다.

함흥외국어학원에는 주로 간부 집 자녀들이 많이 있고, 제1고급중학교 역시 권력이 있거나 부유한 집안의 자녀들이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래서인지 평소에도 학생들의 일탈 행위가 적지 않게 나타났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이번에 문제시된 학생들은 함흥외국어학원 남학생 4명과 제1고급중학교 여학생 4명 등 8명의 미성년자로, 이들은 농촌에서 일하다 서로 얼굴을 익히고 친해져 일이 끝난 뒤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 학생의 할머니 집에 들어가 술판을 벌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일탈 행위는 시간이 다 됐는데도 집에 오지 않은 자식들을 찾아 나선 부모들이 이곳저곳에 수소문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학생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던 지역의 인민반에까지 연락이 닿아 자연스럽게 인민반 순찰경비원과 비상방역 검열조에 걸려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 즉시 이들은 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에 불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학생들은 인생의 첫술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 이성 친구를 맺고 싶은 마음에 한 자리에 모여앉았으며, 술만 마셨을 뿐 그 외에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시 청년동맹은 지금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비상방역 시기인 데다가 미성년 남녀가 한방에 모여 술을 마셨다는 것 자체가 비사회주의에 물젖은 현상이라고 질타, 추궁하고 비판서를 쓰도록 하는 등 강하게 문제 삼았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해당 학생들의 부모들도 각자 소속된 정치조직에 불려가 비판을 받았고, 자녀 교양을 잘하겠다는 다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학부형들은 제발 자기 자식들의 이런 행위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빌었으나 시 청년동맹은 다른 미성년 학생들이 이런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교양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6월 도내 청년동맹 교양자료에 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