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원·달러 환율 보름 만에 10% 급등해…무슨 일?

달러는 상승세, 위안화는 약보합세…국제 환율 시세가 북한 시장에도 반영된 듯

달러
미국 100달러 짜리 지폐. /사진=pixabay

북중 화물열차 재개와 운행 감소, 중단 등의 영향으로 올 초부터 등락을 반복하던 북한 원·달러 환율이 최근 보름 만에 10% 이상 상승했다. 올 1월부터 상승세에 있던 곡물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북한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을 기준으로 평양의 원·달러 환율은 7300원으로 확인됐다. 보름 전인 지난달 16일 평양의 원·달러 환율(6560원)과 비교할 때 11%가 상승한 것이다.

신의주나 혜산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의주는 7350원, 혜산은 7260원으로 지난달 16일보다 10~11%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북한 원·위안화 환율은 다소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기준 북한의 위안화 환율은 평양 810원, 신의주 830원, 혜산 830원으로 1~2%가 하락하거나 직전 조사 때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위안화 환율이 약보합세를 보인 것과 달리 달러 환율이 비교적 큰 상승폭을 보인 것은 최근 달러화 강세와 위안화 약세의 국제 시세가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문성민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국제 환율 시세가 북한에도 반영된다”며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이러한 흐름이 현재 북한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달 중순 이후 국제시장에서 달러는 약세로, 위안화는 강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문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경우 국제 시세가 반영되긴 하지만 북한 시장이 정보가 빠르거나 효율적인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반응이 시간 차이를 두고 다소 늦게 나타날 수 있다”며 “현재 국제시장에서의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가 북한 시장에도 즉각 반영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초부터 상승세에 있던 쌀과 옥수수 등 북한 시장에서의 곡물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북한 시장에서 쌀 1kg의 가격은 평양 5000원, 신의주 5200원, 혜산 53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6일 평양 5400원, 신의주 5600원, 혜산 564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00~400원이 떨어진 셈이다.

옥수수 가격도 다소 하락했다. 강냉이 1kg의 가격은 평양 2600원, 신의주 2700원, 혜산 2800원으로, 직전 조사 때보다 값이 150~240원가량 떨어졌다.

코로나로 인한 지역별 봉쇄 및 통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시장에서 쌀과 옥수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햇감자 등 곡물 수확이 시작돼 시장에서 대체 식량이 팔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햇감자나 햇보리가 나오는 지역도 있고 곧 본격적으로 수확될 것이기 때문에 쌀이나 강냉이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에서 식량 공급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