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보위 당국이 접경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을 한국 정부와 탈북민들에게 돌리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회령시에서는 ‘전염병 의심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원인은 남조선(한국)에서 넘어온 적지물자에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가 묻어왔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또한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남조선 정부가 탈북민들을 부추겨 코로나 비루스가 묻은 적지물자를 고무풍선에 넣어 3·8선 이북으로 넘겼다’는 말도 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뜬소문의 근원지는 보위원들로, 이들은 최근 회령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염병 확산의 원인이 한국과 탈북민들에게 있다는 내용의 학습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회령시 성천동에서는 한 보위지도원이 담당 세대들을 방문해 비상방역 관련 학습회를 진행하면서 ‘요즘 전염병이 확산되는 것은 나라를 배반하고 남쪽으로 도망간 자들이 코로나 비루스가 묻은 적지물자를 우리나라에 들이밀었기 때문’이라며 ‘나라를 배신한 것도 모자라 세상에서 하지 말아야 할 추악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특히 해당 보위원은 ‘반공화국 책동에 미쳐 날뛰는 반역자들의 배후에는 우리나라를 말살하려는 남조선 안기부(現 국가정보원)가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을 때 우리나라에는 단 한 명의 코로나 환자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조선 정보기관이 나라를 반역하고 도망친 자들을 내세워 우리나라에 악성 비루스를 침투시키기 위해 악을 쓰고 있는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보위원들이 코로나 위기 상황 가운데 근거 없는 여론몰이에 나서면서 내부 사상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다만 주민들은 이 같은 보위부의 여론전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보위부 사람들이 남조선에 대해 악선전을 하고 다녀도 접경지역 주민들은 알 만큼 다 안다”며 “고향에 부모 형제가 있는데 남조선에 간 사람들이 왜 악성 비루스를 우리나라에 보내겠느냐면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사태 이후 접경지역에서 남조선에 간 가족들이 보내온 돈을 단속해 부자가 된 사람들이 보위부 사람들”이라며 “그러면서 코로나 확산 사태가 남조선과 남조선에 간 사람들 때문이라고 소문을 퍼뜨리니 주민들은 모두 혀를 차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