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단 총기 사건에 총참·국방성 총출동…전군에 때아닌 불시 검열

최고사령관 심려 말씀 내려와…軍 사건 철저히 비밀에 부치면서 기강 해이 명목 합동 검열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군 총참모부와 국방성의 때아닌 불시 합동 검열이 전군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데일리NK 평양시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인민군 당위원회는 지난 2일 전원회의를 열고 전군 군단, 사령부급 지휘부와 직속 구분대를 대상으로 ‘명령 지시 집행기록철’과 6개월 분량의 ‘무기전투기술기재 관리 대장’을 불시 검열한다는 내용의 결정서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총참모부 작전국 일반행정처와 국방성 병기국의 전문 지휘관들이 총 망라된 검열조가 지난 8일부터 전면 검열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검열은 지난달 1군단 지휘부 직속 경비중대 군관의 총기 난사 사건이 최고사령부에 보고되면서 최고사령관 심려 말씀이 하달된 데 따른 조치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북한은 올해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부터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일(4월 25일)까지를 국가적 명절 기간으로 정하고 당을 대표해 군정지도국 성원을 주요 군단, 사령부들에 한 명씩 파견해 제기되는 사안들을 일일 보고하고 처리하도록 조치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열병식 날(4월 25일) 새벽 1군단 지휘부 경비중대 위병장실에서 위병장 근무를 수행하던 2소대장이 권총으로 정치지도원과 보초장을 쏴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 기간 최전연(최전방) 군단들에 파견돼 지도 중이던 군정지도국 성원을 통해 이 사건이 최고사령부에 직보되면서 최고사령관 심려 말씀이 내려진 것”이라고 전했다.

1군단 지휘부 직속 경비중대 2소대장인 20대 후반 남성 최모 씨는 평소 같은 성별의 중대 정치지도원이 병사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자신을 무시하고 근무 때 따로 불러내 성적으로 모욕을 느낄 만한 행동을 일삼았지만 이를 줄곧 참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그는 지난달 25일 새벽 위병장 근무를 서던 중에 정치지도원에게 또다시 성적인 수모를 당하게 되자 우발적으로 총을 쏴 그를 살해했다. 특히 최 씨는 총소리를 듣고 온 보초장에게도 총을 발사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은 사건 발생 다음 날 곧바로 당과 군 수뇌부에 보고됐다. 최고사령부는 이번 1군단 총기 사건을 중대 사건으로 정하고 명절 기간에 만행을 저지른 대상들과 책임 있는 지휘관을 가차 없이 처벌해 군기를 확립할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군은 해당 경비중대에 대해 총정치국 군 보위국의 특별 개별담화와 간부사업 및 대열정리 작업에 들어갔고, 이들이 담당하던 1군단 지휘부 경비근무는 한 달간 다른 구분대가 임시로 맡게 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러면서 군은 이번 사건의 원인과 배경 등 구체적 내용을 절대 비밀에 부치면서 전군 각 군단, 사령부급 지휘부와 직속 구분대를 대상으로 합동 검열에 들어가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총참모부 작전국 일반행정처는 명령 지시 집행기록철과 규율 문제를, 국방성 병기국은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의 무기 전투기술기재 관리 대장과 탄약 실사에 대한 검열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사건은 조용히 덮으면서 동기훈련이 끝난 뒤 병영 건설과 부업, 외부작업이 빈번해지는 5월에 해이해진 군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명목으로 검열에 돌입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소식통은 “부업철인 5월에 뜬금없이 검열이 내려오자 군 안에서는 숱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위에서는 이번 일을 은폐하면서 서류, 무기 검열에 주력하고 있으나 사건을 아는 군관이나 군인들 속에서는 ‘어디다 말할 수도 없는 일을 당하고 얼마나 분했으면 그랬겠냐’, ‘같은 남성이라도 상급이 하급을 데리고 논(성추행한) 사건들을 전부 조사해 보면 끔찍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