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최악의 춘궁기 맞고 있는 北… “6월까지만 버텨라”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3년 중 봄철 쌀·옥수수 가격 가장 높아…감자 최대한 확보할 준비 중

North Korea farm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사회주의 협동벌이 가물(가뭄)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미리 막기 위한 투쟁으로 세차게 끓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성, 중앙기관들도 가물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지역에서 투쟁에 적극 합세하고 있다고 전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이 봉쇄된 이래 최악의 춘궁기(春窮期)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곡물 가격도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주민들의 식량난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데일리NK 정기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북한 시장에서 쌀 1kg은 평양 5100원, 신의주 5300원, 혜산 5500원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월 초 북한 시장에서 쌀 가격이 5000원을 넘어선 이후 한 달 동안 5000원대의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옥수수 1kg의 경우에도 지난 1일 평양 2700원, 신의주 2800원, 혜산 2850원에 판매돼 2000원 후반의 가격대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한 2020년 1월 이후 3년간 봄철(3월 초~5월 초) 북한 식량 가격을 비교한 결과 올해 곡물 가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봉쇄 직후인 2020년 봄철에는 쌀 1kg의 평균 가격이 평양 4700원, 신의주 4680원, 혜산 4991원 등 400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경우에는 평균 가격이 평양 3720원, 신의주 3890원, 혜산 4200원으로 3000원대 후반, 4000원대 초반에서 쌀이 판매됐다.

2021년에는 국가식량판매소 시범운영이 시작되면서 북한 당국이 곡물 가격 안정화에 집중해 다소 낮은 가격에 쌀 판매가 이뤄졌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식량 사정이 어려운 봄철에 쌀 가격이 5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저소득층의 주식이었던 옥수수도 올해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북한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2020년 3월 초부터 5월 초 옥수수 1kg 평균 가격은 평양 1413원, 신의주 1365원, 혜산 1600원으로 1000원 중반대에 판매됐다. 2021년 봄철에는 평양 2280원, 신의주 2300원, 혜산 2480원 등 2000원 초중반대에서 거래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옥수수 가격이 2700원대를 넘어서면서 쌀 가격의 절반보다 비싼 수준이 됐다. 옥수수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진 것은 북한 당국이 옥수수보다 밀 농사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3월 초~5월 초 북한 시장에서 판매된 쌀과 옥수수의 평균 가격. /표=데일리NK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말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전국적으로 논벼와 밭벼 재배 면적을 늘리며 밀, 보리 파종 면적을 2배 이상으로 보장하라”면서 “수확고를 높여 인민들에게 흰쌀과 밀가루를 보장함으로써 식생활을 문명하게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을 지어줘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문제는 지난 3월 말까지 함경북도 등 북한 지역에 눈이 내린 것으로 알려져 밀이나 보리 등에 냉해 피해가 있었던데다 4월부터 현재까지 강수량 부족으로 가뭄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기상청에 해당하는 기상수문국은 올해 4월 기온이 평년보다 2.3도가량 높았고 강수량은 평년의 44% 정도에 불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북한 농업위원회는 주요 협동농장을 돌면서 작물들의 생육 상황을 유심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식량판매소는 6월에 수확할 감자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수매원들을 협동농장에 파견한 상태다.

소식통은 “인민반에서도 6월에 감자가 나오면 쌀 가격이 조금 떨어질 테니 그때까지만 버티라고 한다”며 “실제로 감자가 백성들에게 조금이라도 차례질지(공급될지), 그로 인해 쌀이나 강냉이 값도 눅게(싸게)될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