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교육성 ‘수업 중단’ 지시…학생들 종일 태양절 행사 연습 내몰려

11일부터 평양시 대학생·고등학생 하루 12시간씩 행사 연습…못 나간 진도는 태양절 후에 메워야

북한 ‘청년절'(8월 28일)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청년학생들의 야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 정치 행사 준비를 위해 평양시 학생들까지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교육성은 평양시 해당 교육 단위들에 ‘수업 중단’ 행정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평양시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태양절 행사 동원을 위해 11일부터 수업을 중단하고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정치 행사 훈련 준비에 집중할 데 대한 교육성 행정 지시가 지난 9일 평양 시내 대학과 일반 고급중학교(고등학교) 교무부들에 포치(지시)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의 어른, 학생들은 한 달 전부터 시내 중심과 공터에서 행사 준비를 해 왔다. 그중에서도 대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은 지금까지 오전에는 학교에서 수업하고 오후에나 나와 밤 9시까지 연습해왔다.

그러나 태양절이 며칠 안 남은 상황에서 내려진 이번 지시로 11일부터는 총관통훈련(전반 행사 흐름을 맞추는 훈련)을 위해 수업이 아예 중단돼 학생들이 하루 12시간씩 행사 연습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학생들도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종일 행사 연습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평양시민들과 학생들은 점심밥을 싸 들고 아침 일찍 나와 저녁까지 훈련하고 통과돼야 집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 때와 달리 아예 수업을 중단시키고 학생들을 행사 연습에 총동원시키고 있다는 것은 이번 태양절 110주년을 올해 정치 행사의 대미로 장식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교육성은 박사원(대학원)생들과 대학 학사과정의 수재조(성적우수생 학급) 학생들, 제1고급중학교(영재학교) 학생들은 이번 동원 행사 연습에서 제외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육성은 이번 지시를 민족 최대의 명절을 높은 정치적 열의로 맞이하기 위한 행사 보장 차원의 ‘수업 시간 임시 조절’로 설명하면서 행사 연습으로 인해 못 나간 진도는 태양절 이후에 다 메워야 한다는 지침까지 함께 제시했다고 한다.

특히 북한은 인원 밀집으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성을 우려해 행사 연습에 동원된 학교 수업 때와 같은 ‘5분 전 방역 교육’을 통해 대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이 행사 연습장에서 지켜야 할 방역 수칙과 위생관리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평양 내에서는 매일 온종일 진행되는 행사 훈련에 어른들도 모자라 대학생과 고등학생들까지 총동원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에 더해 ‘이럴 때는 지방 사람들이 편한 것 같다’는 푸념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