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 10주년(4월 11일)을 앞두고 조선노동당 내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북한 당국이 대대적인 당 조직개편에 돌입해 당 간부들이 구조조정 위기에 놓였다는 전언이다.
8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초 조선노동당 편제 개편과 관련한 지시를 하달하고 김 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일인 11일 전에 관련 조치를 완료하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시는 당내 부서 통폐합과 인원 축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우선 중앙당과 도당을 대상으로 조직개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중앙당에서만 대략 300~350명의 간부가 자리를 옮기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은 실질적으로 당내 업무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고령 간부나 지난 10년 동안 특별한 실적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는 간부들이라고 한다. 이에 속한 당 간부들은 평양시당이나 구역당 또는 당 산하 기업소, 생산 공장 등으로 인사 이동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소나 공장에 가더라도 자신의 본래 직무와 연관된 당비서직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렇듯 김 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 10년을 맞아 당 조직개편에 나선 것은 당의 불필요한 보고 단계를 최소화하고 중앙의 직접 통치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중앙에서부터 각 지역당 말단 조직까지 보고 단계가 많다 보니 당의 본래 지시가 제대로 전달·집행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돼왔다는 것이다.
특히 중앙은 이번 조직개편 후 지역당의 주요 간부를 대상으로 하는 회의를 조직해 각 지역의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총화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중앙당 주도의 하부조직 관리·통제 시스템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당의 조직개편이 당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간부들에게 제공해야 할 배급량이 충분치 않아 당 소속 인원을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당이 예전처럼 당 간부들의 모든 것을 무상으로 챙길 수 있는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그래서 (퇴출된) 간부들을 먹을 알(경제적 이득)이 있는 목장, 공장, 농장 등으로 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시·군당 개편은 추후 집행하겠다는 방침인데, 이때 외곽단체에 대한 편제 작업도 함께 진행할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북한은 김 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 10주년과 관련해 중앙보고대회 또는 기념대회 등의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를 통해 김 위원장이 집권 기간 이룩한 성과를 선전하고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 맹세 등 사상사업을 강화하면서 내부 결속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오는 11일에는 모든 당 일꾼이 참여하는 충성의 선서 모임이 예정돼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원수님(김 위원장) 당 제1비서 추대일에 당 일꾼들을 대상으로 한 충성의 선서 모임이나 기념 대회를 계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