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플화-엔진 실험 중 미사일 ‘폭발’…김정은, 노발대발 아닌 격려”

소식통 "黨간부·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 사건 조사 중...조만간 원인·처벌 도출될 듯"
국방과학원 가족-인근 주민에 소문 퍼져..."당자금 하늘로 날려보냈다"

노동신문이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했다고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5개년 계획 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 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16일 발사한 탄도미사일 공중 폭발은 앰플화 액체 연료와 구조를 변경한 엔진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내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오히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후일을 기약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주 발사한 미사일은 정찰위성 시험(실험)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이동식 발사대로 위성과 발사체를 시험하려 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번 달 5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통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신형 ICBM인 화성-17형(KN-28) 성능시험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주에 발사된 탄도미사일 역시 비슷한 실험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발동기(엔진) 부분에 문제가 생겨 미사일이 폭발했다”면서 “암풀화(앰플화), 보조 발동기 설치를 통한 발동기 구조 변경 실험 중 기술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앰플화는 연료통과 배관을 유리로 코팅해 독성이 강한 액체연료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이 완성되면 연료주입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사전 탐지가 어려워진다. 여기에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보조 엔진을 설치해 구조를 변경했지만 실험이 실패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추가 발사를 위한 재정비 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다음 발사 계획은 좀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원인에 대해 심의해보고 다시 개발해 본 뒤 발사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앞으로도 위성발사에는 계속 집중할 예정이다”면서 “향후 4년 동안 최소한 3개 이상은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내부적으로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사일이 시험 도중 폭발한 일을 두고 김 위원장은 문책보다 오히려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 실패에 대해 원수님(김 위원장)은 노발대발하지는 않고 오히려 ‘한 번에 어떻게 순탄하게 하겠냐’고 언급했다”며 “다시 머리를 맞대고 해야 한다는 식으로 힘을 오히려 줬다”고 말했다.

국방, 과학기술 발전을 최우선 과업으로 삼고 있는 김 위원장이 핵심 인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문책보다는 격려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 인재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애민정신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격려에도 시험발사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징계 절차는 진행되고 있다.

소식통은 “중앙당 조직지도부, 법무부, 군수공업부 책임 간부, 기술 전문가 10여 명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나와서 현재 사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처벌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격려를 하고 넘어간 만큼 강도 높은 처벌이 나오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번 발사 실패를 인지하고 있는 일부 주민들은 과거 사례에 비춰 봤을 때 많은 사람들이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식통은 “국방과학원, 제2경제위원회(군수경제) 가족(극소수)과 순안구역, 룡성구역 주민들에게는 미사일 시험 발사 실패에 대한 소문이 났다”며 “여기에서 ‘당자금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1998년도에 대포동 1호가 발사 중 터졌을 때 숱한 사람들이 모가지 날아간 일을 떠올리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사고 조사 심의 결과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다칠 수 있다고 수군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998년 첫 다단 추진체인 ‘대포동1호’를 발사했다. 그러나 1, 2단계 분리는 3단계 점화에 실패했다. 당시 북한은 대포동1호를 통해 인공위성이라고 하는 광명성1호를 지구 궤도에 올리려 했지만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