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계획 미달한 함경북도 기업소들에 ‘지도소조’ 파견…이유가?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 위치한 김책제철연합기업소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함경북도의 제철소, 제강소 등 생산 실적이 미미한 주요 생산 단위에 중앙당 조직지도부와 내각으로 구성된 공동 지도소조를 파견해 내부 실정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의 제철소와 제강소들을 비롯한 경제적으로 주요한 부분들에 중앙당 조직부와 내각 공동 지도소조가 내려와 기술적, 생산적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내부 요해(파악) 사업에 착수했다”고 전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동 지도소조는 지난주 초 함경북도에 파견돼 도내 당 기관에 숙소를 잡고 특급, 1급 기업소들인 김책제철소와 청진제강소, 성진제강소 등 국가 경제의 주요 생산 단위에 발을 붙이며 내부 실정 파악에 나섰다.

해당 기업소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초에도 생산계획에 미달하자 북한은 구체적으로 기업소 내부 실정을 파악하고 부실한 계획수행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중앙당 조직부와 내각의 공동 지도소조를 파견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실제 소식통은 “이들 기업소는 우리식 철 생산방법으로 능력을 확장하고 금속공업 부문의 원료와 연료, 자재 보장을 따라 세워 철강재 계획을 완수해야 했지만, 실정이 실정인 만큼 수입 자재 최소화에 매달리면서 계획을 지속적으로 미달하는 사고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 이 기업소들뿐만 아니라 무산광산과 라남탄광 등에서도 동시에 같은 문제로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은 아래 일꾼들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즉시 지도소조를 띄워 문제를 타파할 것을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이들 기업소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인 지난해부터 계획에 미달하고 올해도 계속 미달하고 있는 원인을 통상적으로 분석하지 말고 실질적이고 정확한 진단과 평가를 통해 최선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기업소들의 생산 감소 원인을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수출입 문제로 진단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공동 지도소조가 기업소 특성에 맞게 중국과의 무역으로 외화를 벌 수 있는 좋은 조건을 잘 연구하면서도 이 모든 일은 조용히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특별히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무산광산을 비롯한 함경북도 기업소들에서는 설비가 낡아 생산 만가동이 못 이뤄지므로 수출가공구를 설치해 중국과의 위탁가공무역을 활발히 벌려야 한다는 당 사업을 행정 실무적으로 토의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북한은 이 같은 사업을 함경북도에만 국한하지 않고 남포시와 황해북도 진도, 와우도, 송림 등에도 수출가공구를 설치해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함경북도가 그 첫 출발점인 만큼 총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북한은 함경북도 무산군 새골리 일부 지역들에 무산수출가공구를 내온다는 내용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채택한 바 있다. 당시 이를 두고서는 중국과의 위탁가공 교역을 통해 경제난을 타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관련 기사 바로 가기: “북한 무산 수출가공구 설치, 中 방조 광산 설비 현대화 전략”)

현재 북한은 함경북도를 시작으로 그간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던 진도·와우도·송림 수출가공구 설치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