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위성 다량 배치” 김정은의 의지…당국 주도 ‘3·7 지휘부’ 발족

위성·국방 분야 최고의 인재 90여 명 선발...총책은 유진, 발사체 총괄에는 김정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5개년 계획 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 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5년 안에 군사 정찰위성을 다량 배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추진할 실무조직이 내부에서 이미 활동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데일리NK 평양시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정찰위성 개발을 종합 담당하는 ‘3월 7일 과학자·기술자 돌격대’가 지난 7일 조직됐다.

김 위원장의 국가우주개발국 현지지도(9일로 추정) 전(前) 조직이 공식 출범했다는 뜻으로 북한 내부에서는 이를 ‘3·7 지휘부’로 칭하고 있다. 조직을 은폐하기 위한 북한식 수법이다.

수장은 유진 중앙당 군수공업부장이 직접 맡았다. 조직의 중요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운반 로케트(발사체) 분과만 따로 총괄하는 인물로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을 내세웠다.

여기서 김정식은 탄도미사일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실제 2016년 2월 ‘광명성 4호’ 발사 당시 김 위원장에게 발사 과정을 직접 설명했고, 올해 1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장에서도 국방과학원장(장창하)보다 근접거리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김정식은 이 조직에서 발사체와 관련된 연구, 질 제고, 탄두 조립, 발사, 자료 분석까지 종합적으로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이 조직이 발사체와 더불어 엔진, 전투부, 탄두에 관한 기술 데이터 공고화와 통신위성의 정상 작동 현대화 등에 주력하고 있지만, 종합적으로 정찰위성보다는 ‘발사체’의 기술력 제고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즉, 북한이 위성 개발을 구실로 각종 전략·전술 무기 발사 시험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장거리 로켓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기술적으로 사실상 거의 동일하다는 점을 들어 북한의 위성 개발은 새로운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북한 당국은 내부 교양을 통해 ‘3·7 지휘부 발족은 우리의 우주개발법에 따른 국가 주권 주도 사업이자 우리나라(북한)를 세계적인 우주 강국으로 건설하려는 확고한 입장 반영의 일환’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7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이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지상 특정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 촬영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해당 촬영기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반도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한편 ‘3월 7일 과학자·기술자 돌격대’는 총 90여 명의 인원으로, 7개 분과와 2개(위성/발사체)의 지휘분과로 이뤄졌다.

또한 국방과학원, 김정은국방종합대학, 군수공업부 등에서 차출해 통신, 약전, 발동기(엔진) 분야의 최고 인재들로 구성했다.

소식통은 “정찰위성을 이전에는 국방과학원과 군수공업부가 협동 부분별 연구사업으로 진행했는데 이제는 국가 주도의 종합 조직을 구성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우주, 국방 분야 최고의 핵심 성원을 망라시켜 빠른 기간 원하는 성과를 내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찰위성 한두 개로는 주체의 우주정복 기술과 군력 강화를 이룩할 수 없다는 게 상부의 뜻”이라면서 “이에 다량의 궤도에 진입할 군사정찰위성을 여러 개 발사해 핵강국, 우주강국의 두 마리 새를 모두 잡아야 한다고 내부에서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여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