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월 1~2주 ‘나무심기 주간’ 정해 조직별 식수사업 지시

"애국심 가지고 나무 심으라" 선동…뙈기밭에도 나무 심기 강제해 주민들 불만 토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식수를 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3월 첫째 주와 둘째 주를 ‘나무심기 주간’으로 정하고 조직별 식수사업을 진행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9일 “지난달 말 식수절(3월 2일, 우리의 식목일과 유사)을 맞아 3월 첫 주와 두 번째 주를 나무심기 주간으로 정해 각 도·시·군 당위원회들과 인민위원회들에서 조직별 식수사업을 진행할 데 대한 중앙의 방침이 하달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먼저 식수절을 앞두고 조직별로 산에 심을 묘목을 철저히 준비해 3월 1일부터 2주간 본격적으로 나무심기에 돌입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단 한 명의 코로나 환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위반 행위를 감시하면서 식수사업을 집행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나무심기 사업에 앞서 산불 예방에 관한 사전 학습을 하고, 주민들이 성냥이나 라이터를 가지고 산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에는 극심한 코로나 상황으로 식수사업을 최소화해 진행했으나, 올해는 전국적으로 초급중학교(우리의 중학교) 학생들까지 동원해 거리와 마을, 기관 기업소, 학교 등에도 나무를 심도록 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애국심을 가지고 나무를 심어 한 그루의 나무도 죽이는 일이 없도록 해 몇 년 후에는 풍성한 산림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조직들에서는 맡은 구간에 묘목을 심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잘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같은 식수사업은 북한의 산림조성 정책과도 직결돼 있다.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황폐해진 산림을 복구하는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이른바 ‘산림복구 전투’라는 이름의 전국민적 투쟁을 강조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 식수절에는 직접 삽을 들고 전나무 두 그루를 식수하는 모습을 보여 나무심기를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나무를 심으려면 개인적으로 비용을 부담해 묘목을 구해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산림경영소 같은 기관에 인맥이 있는 사람들은 담배 1~2갑을 주고 (묘목을) 구하고 인맥이 없는 사람들은 돈을 주고 사야 한다”며 “기관 기업소, 학교들에서도 묘목을 자체로 마련해 정해진 장소에 나무를 심는데 기관 기업소는 과나 부서별로, 학교는 3~5명으로 조를 무어 묘목 과제를 수행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산림조성을 이유로 개인 소토지에도 나무를 심도록 강제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소식통은 “배급도 주지 않으면서 피땀을 들여 자체로 일군 땅에 국가가 나무를 심으라 하니 불만이 크다”며 “이 때문에 주민들과 산림감독원들의 몸싸움도 종종 벌어지곤 하는데 힘없는 주민들은 (땅을 나무 심는데)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에는 뙈기밭을 나무로 메우고 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