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 전후 5일간 특별경비…이례적 최고사령관 지시”

소식통 "최고사령관 명의 특별 경비 근무 기간 선포 이례적...기간도 이틀에서 닷새로 늘어"

평안북도 압록강 국경경비대 하전사 군인 군대 북한군 초소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에서 국경경비대원이 초소 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북한이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앞두고 전국에 특별 경비 근무 기간을 선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특별 경비 근무 기간은 이례적으로 무력 최고사령관 명의로 내려왔고 기간도 예전에 비해 길어졌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어제(14일) 오전 0시부터 19일 0시까지 전국에 특별경비근무기간이 선포됐다”면서 “이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고 전했다.

보통 김정일 생일 관련 특별경비는 하루 전인 15일 17시부터 시작돼 17일 저녁 7시에 끝났지만, 올해는 기간이 조금 길어졌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번 경비 근무 지시가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로 내려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소식통은 “이번 특별경비 지시는 최고사령관 명의 특별명령이다”면서 “군, 안전, 보위 기관들에 13일 밤 11시 비상 체계로 지시가 하달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특별경비근무기간 선포는 중앙 기관에서 하부 조직에 내리는 것이 관례(일반적)이다”며 “최고사령관 명의 특별명령은 처음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생일을 전후 특별경비주간을 선포하고 인민반 세대별로 시간표를 짜서 밤에도 돌아가며 경비를 서거나 기관·기업소들에서도 더욱 긴장된 태세로 경비 근무를 강화하고 동상, 사적비, 사적관, 혁명역사연구실 등 우상화 시설물에 대한 보위 사업 등을 해왔다.

이런 특별경비주간과 관련한 지시는 보통 당 중앙에서 내려오거나 사회안전성, 내각 등 각 중앙 행정조직이 체계에 따라 소속 조직으로 명령을 내려보낸다. 그런데 이번 특별경비주간은 이례적으로 최고사령관 명의의 지시가 내려온 상황이다.

최고사령관 명의의 명령은 준전시, 전시 선포나 전군(全軍) 전투정치훈련 또는 그에 준하는 중요한 일과 관련한 사안이 있을 때 나온다.

특히 군이 아닌 사회안전성과 국가보위성에도 명령이 내려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북한이 올해 김정일 생일 특별경비에 이전보다 더 큰 무게감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북한이 올해 김정일 생일을 예년보다 더욱더 높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김정일 생일 80주년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인 올해를 혁명적 대경사의 해로 규정하고 성대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경봉쇄로 인해 악화한 민심을 달래고 내부 결속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사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특별 경비 기간을 예년보다 늘리고 엄중함을 더하려는 게 당국의 의도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특별 경비 기간이 일찍 시작된 이유는 당국이 주체 110년의 첫해인 올해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면서 “불상사를 막아 체제 보위, 인민 보위, 수령 보위, 결사옹위 정신을 높이려는 의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적들의 악랄한 대조선 압살책동이 극도에 달하고 있어 올해 이번 경사스러운 명절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경각성 높여야 하는 절박한 시기이다”며 “연이어 두 달간 전국에 중앙에서 지방까지 국가적 정치행사 기념행사들이 이뤄지고 있어 조건에 부합되는 움직임 필요성이 제기돼 경비가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각종 행사를 개최해 내부결속을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동신문과 각종 매체들은 이날 김정일 탄생 80주년 기념주화 발행, 경축 대공연 ‘빛나라 정일봉’ 진행, 웅변 모임, 외곽단체 공연과 무도회 등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