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면 봉쇄 및 대북 제재로 인한 고립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도화된 미사일 기술 수준을 과시하고 연일 생산 부문의 첨단화·과학화를 주장하는 북한의 내구력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고립 국면을 버텨내고 오히려 국방공업을 첨단화하는 힘이 ‘자력갱생’이라는 북한식 과학기술화에 있다고 분석한다.
임 교수는 최근 저서 『김정은 시대의 자력갱생 : 계승과 변화』(한울엠플러스(주) 刊)에서 “김정은식 자력갱생 정신 또는 전략의 지향점은 거의 모두 과학기술 발전으로 귀결되고 있다”며 “현재 북한의 자력갱생은 곧 과학기술 발전의 다른 표현”이라고 지적한다.
사실 ‘자력갱생’이라는 단어는 북한의 오랜 정치적 선동 구호로 인식돼 왔지만 자력갱생의 역사와 구조, 성과 등을 학술적으로 설명한 선행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책은 김정은 정권 경제 정책의 10년에 대해 김정은 시대 자력갱생의 실체, 변화요소, 실제 성과와 한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그 추이를 전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저자는 김정은 시대의 자력갱생이 이전 시대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비교하면서 첨단과학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김정은식 자력갱생 전략에 대해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최근 김정은 정권이 과시하고 있는 첨단 전략전술무기의 개발과, 국산화·재자원화를 통해 버텨내고 있는 경제 분야에서의 자생력도 결국 과학기술에 의존한 자력갱생의 산물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임 교수는 학계를 비롯해 청와대와 통일부 같은 핵심 정부부처 및 언론계, 공기업 등 여러 공간과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북한 연구에 천착해왔다.
때문에 북한 당국이 발행한 《노동신문》, 《경제연구》, 《조선신보》 등 북한 문헌을 참고로 ‘자력갱생’의 실질적 의미를 도출해낸 그의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린다.
달라진 북한을 종합적으로 통찰하고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이해하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이 책의 필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