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절 전날 평양시 외곽 공군 후방부서 화재…대소동에 ‘발칵’

차량 폭발로 발생한 화재 무기고에도 번져…후방사령관·정치위원·보위부장 등 엄중처벌 예상

북한군 고위 간부들이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2월8일) 74주년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2월 8일)을 앞두고 공군 및 반항공군 후방사령부(이하 후방부)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대소동’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지난 7일 밤 8시경 공군 및 반항공군 후방부 직속 구분대 군인들이 병영에서 건군절 74주년 관련 보도 청취 및 영화문헌 학습을 진행하고 있던 중 경비소대 무기과(무기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그 즉시 비상 소집된 군관, 군인, 종업원, 가족들이 물을 길어 소화에 나서 불은 10시경에 진화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군사령부 후방부는 직속으로 통신·교환·간호·경비·선로·보장·운수·수리 등의 소대를 두고 있으며, 총 2개의 무기고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경비소대가 단독으로 사용하는 병영 옆 무기고 1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경비소대는 상급 참모부의 지시에 따라 이날(7일) 17시부터 다음날인 건군절 당일 17시까지 24시간 특별경비근무에 돌입했고, 무기고 역시 규정에 따라 출입문을 완전히 봉인했다.

그러던 중 이날 밤 8시 외출했던 후방부 간부차 운전수(상급병사)가 러시아산 우아즈 차량을 몰고 들어오다가 경비소대 정문에서 단속되면서 일이 벌어졌다. 운전수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차량 검문에 응하지도 않아 보초병이 차량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전수가 급발진해 경비소대 병영을 들이박은 것이다.

그 과정에 낡은 우아즈 차량이 순간적으로 폭발하면서 병영 목재에 불이 붙었고, 겉면에 기름이 발린 무기들이 들어찬 병영 옆 무기고에까지 불이 번져 순식간에 큰 화재로 이어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후 공군사령부 후방부가 즉각적으로 비상 소집 1단계를 발령해 부대 전원이 모두 달려 나와 화재진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자동보총과 권총은 전부 타버렸고 탄약도 다 탈 뻔했는데 교양실에 모여있던 군관, 군인들이 재빨리 들어가 탄약상자만이라도 꺼내오자고 합심해 소대 비상탄약상자 5개와 산탄함 1개는 건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60㎡의 경비소대 무기과 화재를 진압하는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소방차나 전문 소방인력은 도착하지도 않았다”며 “오히려 연기와 불길을 본 인근 주민들이 물 바게쯔(양동이)를 가지고 달려왔다”고 당시 현장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건군절
북한 건군절(2월 8일) 74주년에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첫 열병식 기록영화 장면. /사진=유튜브(YouTube) 화면 캡처

한편 화재 사실을 즉시 보고 받은 총참모부는 건군절 전날 그것도 혁명의 수도 평양시 외곽에서 이런 대소동이 벌어졌다며 공군사령부를 강하게 추궁했다는 전언이다. 북한 공군 및 반항공군 사령부 지휘부는 황해북도 중화군에 있으나 산하 후방부는 평양시 사동구역 두루동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공군사령부 후방부 지휘부는 정식 휴식일인 건군절 당일에도 전부 나와 사고 현장 수습에 나섰다고 한다.

소식통은 “현재 군 보위국이 공군 보위부로부터 사건을 이관받아 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현지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공군 후방부 후방사령관과 정치위원, 보위부장이 전부 군사칭호 강등뿐 아니라 당적으로 엄중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음주운전을 하고 단속에 불응하면서 벽을 들이박아 차 폭발사고를 일으킨 당사자인 후방부 간부차 운전수는 공군사령부 병원에 수갑을 찬 채로 입원 소생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