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탈북 시도 적공국 장교…김정은 “시신으로라도 데려와라”

소식통 "현재는 감금상태, 송환 임박한 듯…국가보위성 파견조, 신병 인도 준비 착수"

지난 2017년 러시아에서 탈북을 시도하다 북한 보위부에 체포돼 강제 소환된 7총국 산하 금릉회사 분대장 중사 주모 씨. 사진은 주 씨가 북송 되기 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는 모습.(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북한 적군와해공작국(적공국) 소속 장교가 망명을 시도하다 발각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에 의해 감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당 장교를 무조건 강제 송환할 것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북한 영사관에 의해 감금돼 있는 최금철 소좌를 반드시 북한으로 송환하라는 ‘1호’ 비준 명령이 지난 1월 중순 하달됐다.

정신이 온전하지 않거나 사망하더라도 반드시 북한으로 송환해야 하며 최 소좌의 소재지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한 보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한 코로나 사태 이후 탈북 시도자들을 본국으로 소환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감금 조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 소좌의 경우 최대한 빨리 송환하라는 지시도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북한 적공국 산하 563부대 126부 소속으로 정보기술(IT) 암호화 전문가로 알려진 최 소좌는 지난해 7월 탈북을 시도한 후 모스크바의 유엔난민기구(UNHCR)를 통해 망명 신청을 준비하려 했지만 9월 20일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라즈돌노예에서 러시아 경찰 5명에 의해 체포된 뒤 실종됐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해 9월부터 북한 영사관에 의해 감금돼 있었지만 김 위원장에게 보고된 것은 12월인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 현지에 파견돼 있는 북한 보위부나 적공국에서는 초급장교의 단순 탈북 시도로 보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채 조용히 처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 소좌가 김책공대 박사원 출신으로 암호 전문가로 알려져 있지만 본지 취재에 따르면 그가 실제로 러시아에서 맡았던 임무는 러시아에 파견돼 있는 북한 노동자와 주재원들의 만료된 비자와 여권을 관리하고 서류를 위조해 러시아 당국의 연장 허가를 받는 일이었다.

다만, 최 소좌가 그동안 IT 전문가로 군(軍)에서 근무하면서 취합한 기밀 정보를 데이터화했고 이를 사전에 탈북 협조자를 통해 빼돌린 것으로 알려져 북한 당국이 최 소좌의 탈북 시도를 비상 사태로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1호 지시가 내려온 이상 최 소좌가 감금에서 풀려날 가능성은 없으며, 이미 신체적으로나 혹은 정신적으로 온전치 않은 상황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이미 최 소좌의 소환 이후 조치에 착수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즉, 최 소좌의 북한 송환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또 다른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국가보위성 파견조가 두만강역 인근으로 급파됐으며 신병 인도 준비에 들어갔다.

소식통은 “1호 비준까지 하달된 사안이기 때문에 즉각 사형을 집행할 수 있지만 최 소좌가 유출한 자료의 행방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