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북한 평양에서 열린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제9차 대회 참가자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회 불참에 상당한 아쉬움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데일리NK 양강도,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농근맹 대회 참가자 대부분은 이번 대회가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하는 1호 행사로 개최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기대와 달리 김 위원장이 대회장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
2016년에 있었던 이전 대회(제8차 대회) 당시 김 위원장이 직접 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전례가 있어 대회 참가자들은 이번에도 김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사회주의 농촌건설 목표를 밝히고 농업 생산 증대를 핵심 과업으로 제시한 만큼 이번 농근맹 대회가 다른 외곽단체(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조선직업총동맹,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대회와는 차별화될 것으로 봤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이번 농근맹 대회는 지난해 개최된 여타 외곽단체 대회들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의 별도 참석 없이 서한만 전달됐다.
소식통은 “대회에 참가한 농업일군(일꾼)들은 작년에 농사를 더 많이 지어 이렇다 할 성과를 가지고 대회를 치렀으면 아마 나오셨을 텐데 당의 기대치에 못 미쳐서 안 나오신 게 아니냐며 자책하는 분위기였다”며 “당에서 가장 심려하는 문제가 인민들의 먹는 문제인데, 그 문제를 푸는 농업 전선의 근로자들이 책임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농근맹 대회 개최 일주일 전에 소집 지시를 내렸고, 참가자들은 대회 이틀 전 평양으로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코로나19가 여전한 상황에 많은 인원이 밀집하는 만큼 대회 기간 매일 참가자들의 체온을 빠짐없이 체크하고 대회장 소독작업도 철저하게 진행하는 등 방역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그런가 하면 이번 대회에서는 앞으로 연초마다 총화를 겸해 한해의 농사 방향을 토의하는 농업 관련 회의를 당 주도로 개최하겠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실제 소식통은 “1월이 농사에서는 가장 한가한 시기이기 때문에 농번기에 들어서기 전 농업에 관한 회의를 하겠다고 포치한 것”이라며 “알곡 생산을 늘리겠다는 당의 확고한 의지가 느껴졌다는 게 참가자들의 말”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 참가자들에게 김 위원장의 서한과 개정된 농근맹 규약이 담긴 16절지 소책자를 지급하고, 노트·볼펜·가방·양말·당과류 등 대회 기념품을 나눠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중에서도 대회 토론자들과 모범 일꾼들에게는 정식 대회명이 박혀 있는 시계가 선물로 내려졌다.
특히 소식통은 “황해남도에만 당 중앙위원회와 내각 농업위원회 명의로 된 요소비료가 선물로 내려져 대회가 끝난 뒤 동풍호 10대에 가득 실어 보냈다”며 “황해남도에 힘을 집중하자는 원수님의 말씀 관철을 위해 황해남도 농민들에게 특별 배려물자가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산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 일군들은 협동농장들에 나가 대회 정신과 참가 소감 등을 전하는 회의를 진행하면서 황해남도에 비료 선물이 내려진 것을 두고 ‘황해남도가 올해 농업 전선의 주타격방향이라 그렇다. 우리는 자력갱생으로 농사를 잘 지어보자’고 교양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