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야군 물길공사 ‘불합격’ 판정…동원된 단련대생들 비판 받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0년 4월 28일 함경남도 금야군 일꾼들이 자연흐름식 물길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남도 금야군에서 진행된 자연흐름식 물길공사가 부실 공사로 판명돼 건설에 동원됐던 이들에 대한 공개 사상투쟁회의가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진행된 금야군 자연흐름식 물길 건설공사에 대한 시공검열에서 불합격판정이 나와 이 일에 동원됐던 노동단련대생들이 공개 사상투쟁회의에서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북한 관영 매체는 지난 2020년 7월 100여 리의 금야군 자연흐름식 물길 건설이 결속(완료)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금야군은 함경남도 전체가 달라붙어 진행한 이 대규모 물길 건설공사 이후에도 부분적으로 공사계획을 세워 물길 건설을 지속해오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내각과 도 인민위원회는 금야군의 한 협동농장 경영위원회가 책임지고 진행한 이번 물길 건설공사 시공검열에 나섰다.

검열원들은 석축에 쓰인 돌들이 발로 조금만 건드려도 통째로 무너져 버릴 것처럼 돼 있고, 시멘트 모르타르를 한 거의 모든 부분이 푸석거리는 데다 모든 미장면의 색깔이 서로 다른 것을 꼬집어 완전 부실 공사라고 지적했다.

이번 건설공사에는 남자 50명, 여성 28명 등 금야군 단련대생들이 동원됐는데, 이번 검열 결과에 화가 난 도 당위원회는 도 안전국을 풀어 공사와 연관된 금야군 단련대 일꾼들과 단련대생들을 조사하고 이달 초순 모든 단련대생들을 모아 공개 사상투쟁회의를 벌였다.

도 안전국은 군 안전부, 단련대 대장 등 관련 일꾼들을 참석시킨 상태에서 공사에 동원됐던 단련대생들을 전부 물길 현장에 끌어다 공개 사상투쟁회의를 진행했으며, 부실 공사라는 것을 직접 보고 느끼도록 현장검증을 하게 하고 검사 결과도 알려주면서 단련대생들을 책망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도 안전국은 치산치수 사업을 잘하는 것은 당의 방침이고 이런 기회를 통해 잘못을 씻고 갱생해야 하지만 단련대는 오히려 국가 자재를 낭비하고 당에 심려를 끼쳤다면서 용서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며 “도 안전국은 단련대를 책임진 일군(일꾼)들보다 그들이 시키는 대로 일한 단련대생들을 문초하는 데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상급으로부터 욕을 먹은 단련대장은 사상투쟁회의가 끝나고 단련대에 돌아온 뒤 단련대생 전원에게 매끼 강냉이밥 한 그릇 대신 한 숟가락씩을 주고, 단련대 마당으로 끌어내 돌 배낭을 메고 뛰도록 하는 벌을 주는 등 분풀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남자 1명, 여성 2명이 쓰러져 졸도하고 병원에 실려 가게 돼서야 (책벌이) 멈췄다”면서 “단련대생들은 무서워서 대놓고 반발은 못 하고 내적으로만 시키는 일을 한 것인데 왜 이렇게까지 벌을 받아야 하느냐고 의견을 부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