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간부엔 전시 비상미 아닌 출처 불분명 질 좋은 쌀 공급”

소식통 "돌 없고 윤기 흘렀다...절량세대엔 주로 옥수수 공급"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6일 “전국적으로 논밭 김매기를 비롯한 영농공정들을 일정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농약 살포 중인 평양시 력포구역 소삼정남새전문협동농장 사진을 게재하고 농업 부분 실적을 강조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최근 국가기관 간부와 그 가족들에게 쌀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쌀의 원산지가 북한이 아니라는 복수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지난 7월 31일부터 중앙당, 군, 보위부 등 특수 기관에 5일치의 쌀이 공급됐는데 쌀의 질이 상당히 좋다”며 “조선(북한)쌀에는 돌이 섞여 있는데 이번에 공급으로 나온 쌀은 돌이 하나도 없는 깨끗한 쌀”이라고 말했다.

북한 내부에서 쌀과 관련한 업종에 종사하는 또 다른 소식통도 “밥을 해보면 윤기가 흐르고 찰기가 있다”며 “조선쌀이 아닌 것은 확실하고 기존에 중국에서도 이렇게 좋은 쌀이 들어온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식량난으로 전시 비축미까지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이번에 간부들에게 공급된 쌀은 전시 비축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3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올해 곡물 부족 상황이 악화되자 북한 당국이 전시 비축미를 절량세대(식량이 떨어진 세대)와 지방 기관 및 기업소 근로자에게 공급했다”고 말했다고 국민의 힘 하태경 의원이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의 전시 비축미는 질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북한에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쌀과도 확연히 구분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현재 기관 간부와 가족들에게 배급된 쌀의 일부가 시장에도 흘러 들어가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질 좋은 쌀이 간부들에게 공급됐다’는 소문이 퍼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남포항과 가까운 공해상에서 야간 불법 환적이 수차례 이뤄졌다는 내부 증언도 나왔다.

소식통은 “한 밤중에 불을 끄고 작업이 이뤄져 어떤 물건이 들어오고 나갔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며 “다만 이런 환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이뤄졌다”고 말했다.

다만 절량세대에 공급된 식량은 대부분 옥수수였으며 일부는 질이 좋지 않은 쌀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내부 소식통들은 “절량세대에 공급된 량곡(양곡)은 중국산 강냉이(옥수수)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실각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독단적으로 들여와 문제가 된 중국산 양곡의 대부분이 옥수수였고, 이번에 절량세대에게 공급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