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의 ‘신(新)한반도 게임’…한국, 주연될 수 있을까?

[새책] ‘김정은과 바이든의 핵시계’...저자 "한국만 단기 이벤트 전략에 몰두"

김정은과 바이든의 핵시계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의 신간 저서 <김정은과 바이든의 핵시계 : 알기 쉽게 풀어쓴 ‘자유 대한민국’ 전략노트(기파랑)> / 사진=저자 제공

올해 한반도 비핵화 추진에 주연 역할을 하던 미국의 리더십이 이전과는 180도 달려졌다. ‘승부사’로 불리던 트럼프의 시대에서 ‘원칙’과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는 바이든의 시대가 열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한반도 핵 게임 상대의 성향과 정책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또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한반도 핵 게임 속에서 임기 말의 ‘중재자’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이 조연이 머무르지 않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여 년간 국정원 산하 연구원에서 북한 관련 담당관·단장·실장으로 일해온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가 그의 두 번째 ‘김정은과 바이든의 핵시계’(기파랑 刊)을 통해 해답을 제시했다.

곽 대표는 저서에서 “바이든 시대의 대북 정책 기조는 트럼프 시대의 포용적 대북정책보다 압박에 좀 더 무게를 뒀다”면서 ”미·북 간 물밑접촉 못지않게 미국과 한국·일본 3자 간의 조율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곽 대표는 “달라진 기조하에서 임기 말의 문재인 정권이 미국이 강조하는 ‘원칙’과 ‘동맹의 가치’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다면 핵 위협 없는 한반도 평화는 요원하다”며 “한국은 영원히 한반도 평화통일의 주역이 되지 못하고 주변적 역할로 떠밀리게 된다” 말했다.

저자는 북한과 미국은 이미 장기전 체제 돌입하고 있지만, 한국만 여전히 단기 이벤트 중심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북한 핵·미사일 폐기를 둘러싼 남북미의 줄다리기가 ‘신(新)한반도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지만 한국의 전략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한국이 변화된 환경에 빠르게 대응해 새로운 전략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고 계속 조연에 머무르고 말 것이라는 경고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가 안전과 국민 생명이 걸린 안보 문제를 실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민족과 역사 앞에 죄를 짓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북관계 발전이 조금 더디더라도, 장기적인 관점과 정공법에 기초하여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그렇다고 한국의 모든 역량을 북핵·북한 문제에만 매몰시켜서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이 책을 통해 세기적 대전환기에 한국 정부가 북핵·북한을 넘어 세계로, 미래로 나아갈 큰 틀에 대한 화두(話頭) 등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고 싶었다”면서 “2021년의 한여름이야말로 한반도의 앞으로의 정세를 준비해야 할 시기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책은 다소 복합적인 정치 문제인 북한에 관한 내용을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쓴 ‘한반도 평화통일 전략노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권력 구조, 장기간의 경제 제재에도 북한이 버티는 비결, 쿠데타나 암살이 일어나기 어려운 이유,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이유 등 북한 체제에 관해 알아 두어야 할 상식을 군데군데 ‘깨지식’으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