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가비상재해 ‘최고단계’ 선포…장마철 앞두고 철저 대비 강조

농업부문 등에 자연재해 피해 최소화하라는 1호 방침 내려져… '피해막이' 대책·사전준비 집중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0일 ‘재해성 이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자’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실었다. 사진은 재해 대책에 나선 김책수산사업소.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해 자연재해로 극심한 피해를 본 북한이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국가비상재해 최고단계를 선포하고 철저한 대비를 주문하고 나선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재해성 이상 기후가 올해에도 나타날 것에 대비하라는 ‘1호 방침’에 따라 국가비상재해위원회가 지난 14일 국가비상재해 최고단계를 선포하고 집행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앞서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까지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고 7~8월에는 태풍과 홍수에 의한 피해가 혹심할 것으로 보인다는 기상당국의 보고가 올려지면서 농업을 기본으로 하는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 자연재해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내용의 1호 방침이 내려졌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국가비상재해위원회는 국가비상재해 최고단계를 선포해 인민경제 모든 부문들에서 자연재해 피해를 막기 위한 만단의 준비를 갖출 것을 지시했으며, ▲농업 ▲국토환경 ▲석탄·채취·건설·수산·전력 등 부문별로 재해 대비에 관한 구체적 지침과 사업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먼저 농업부문에는 홍수와 태풍 피해를 기정사실화하고 실천적인 대비 조치를 세워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자연재해로부터 농작물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올해 농사의 중핵적인 문제라면서 농촌들에서 해야할 일이라고 방임하지 말고, 당·군·민이 다 떨쳐나 피해막이 사업을 도와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특히 소식통은 “작년에 이삭이 여물기 전에 큰물과 태풍 피해로 한해 농사를 망쳤으니 올해 농업부문에서는 강냉이(옥수수), 벼의 생육기일을 일주일 내지 열흘 앞당기는데 모를 박으라고 했다”며 “피해가 들이닥치기 전에 알곡이 여물게 해 수확고 감소를 최대한 줄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토환경부문에는 자연재해로부터 국토환경과 인민의 생명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도별 비상재해지휘부가 책임지고 중소하천 정리와 해안방조제·저수지제방·관개물길·배수문 보수를 진행할 것을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국가비상재해위원회는 무엇보다 지대가 낮은 지역의 국가적 시설 설비와 인민의 재산이 물에 잠기지 않게 가까운 곳에 양수장을 건설하고 양수기를 설치해 경제적 손실을 최대한 줄이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소식통은 “도 비상재해지휘부는 그 어떤 환경에도 구애되지 말고 노력(인력) 조직을 합리적으로 하며, 계획된 보수 공사를 6월 하순 장마철 전에 신속히 끝내고 보고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석탄·채취·건설·수산·전력부문에는 설비, 자재보호 관리 대책을 이중삼중으로 세우고, 특히 지난해 가장 피해가 극심했던 곳들을 빠짐없이 찾아 선차적으로 조치를 취하라는 지침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보다 구체적으로 석탄·채취부문에는 지난해와 같이 갱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탄광이나 광산에 펌프를 집중적으로 설치하고 채굴 설비들이 유실되지 않게 막장 관리를 짜고들라는 지시가 있었으며, 건설부문에는 이미 시공한 건물의 안정성을 잘 보장하고 비와 바람이 심할 때는 건설을 중단하는 대책을 면밀히 세우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또 수산부문에는 태풍이나 해일에 배들을 최대한 안전히 보존하고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방점을 두도록 하라는 지시가, 전력부문에는 화력발전소 저탄장 관리, 수력발전소 수문 관리를 비롯해 장마 시작 전까지 부실한 송·배전선을 찾아 퇴치해 안전성을 보장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지난해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넘어진 농작물을 일으켜 세우고 있는 북한 일꾼들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소식통은 “국가비상재해 최고단계면 당과 내각의 협동지휘·감독·통제 범위가 전당, 전국, 전민이며, 집행을 위한 총동원 단위에 당, 행정, 사법, 보위, 검찰, 군이 다 포함된다”면서 “또 최고단계 선포 기간에는 하부 말단에서 중앙 지휘부까지 보고체계가 서도록 일일 24시 화상 및 유선통신 근무인원 2명이 항시 대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통일적 현장지휘 체계를 세운다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 각급 인민위원회에 별도의 국가비상재해 지휘부, 지휘분과 사무실이 만들어졌고, 도 지휘부 사무실에는 2대 시·군·구역 지휘분과 사무실에는 1대의 화상회의용 ‘삼일포’ 텔레비죤(TV)을 설치해 ‘락원’이라고 쓰인 모뎀기들로 연결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 현재 북한 내에서는 각종 자연재해에 대처하기 위한 사전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재해성이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자’는 제목의 특집 기사들을 싣고, 평안북도, 황해남도, 강원도 등에서의 대책 사업들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