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 빙자해 밀수 나선 北 금강무역회사 온성지사 사장 체포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국경지대의 얼어붙은 두만강 위에서 북한군인들이 얼음을 깨고 물을 긷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이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 상황에서도 국가기관을 빙자해 국경에서 밀무역을 진행한 북한 사회안전성 산하 금강무역회사 온성지사 사장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사회안전성 산하 금강무역회사 온성지사 사장이 국가의 방역방침을 망각하고 국가기관을 빙자하여 국경에서 밀무역을 한 것으로 6월 초순 체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금강무역회사 온성지사 사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국경에서의 밀무역을 반역행위로 취급하겠다는 국가 방침에도 국가기관들로부터 은밀히 협조를 받아 온성군 국경 지역에서 밀무역을 벌였다가 이후 동네 주민들에게 신고돼 적발됐다.

실제 이 사장은 지난 1일 야심한 밤 온성군 국경 지역 두만강 유역에 배 4척을 띄워 중국에서 쌀 500kg과 장사 약품들을 불법적으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군(郡) 안전부와 검찰소의 공인 명판까지 있는 무역거래확인서를 가지고 국경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군부대 지휘부에 내밀었는데, 군부대 지휘부에서는 실상 이것이 개인의 돈벌이를 위한 밀수였음에도 국가적으로 필요한 무역인 줄로만 알고 국경에서의 거래 활동을 승인해줬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10여 일 후 군 보위부 반탐과가 인민반장들과 정보원들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금강무역회사 온성지사 사장이 들여온 물건들을 집에 들여 처리하는 것이 동네 주민들의 눈에 띄었고, 특히 인민반장과 정보원들이 해당 집에 드나드는 장사꾼들을 주시하는 과정에서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보위부에 신고하게 되면서 그의 밀수 사실이 밝혀지게 된 것이다.

소식통은 “금강무역회사 온성지사 사장은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구루빠에 체포돼 현재 도(道) 검찰소로 이송된 상태”라며 “그는 국가의 방역방침을 겁 없이 어긴 죄와 국가기관의 권력을 이용하여 개인 밀무역을 강행한 죄로 무기 노동교화형에 처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군내 사법기관 일꾼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방역방침을 어긴 것도 물론 큰 죄지만, 국경에서 벌어지는 모든 비법적(불법적) 행위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무참한 처벌을 가하는 최근의 현실에서 그는 살아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붙잡힌 사장에게 협조한 군 안전부와 검찰소, 그리고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물길을 열어준 국경의 군부대들도 검토를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