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국경 지역에서 활동하는 돈 이관 브로커들의 송금액 갈취 행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중 접경지역에서 한국이나 제3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보내온 돈을 북한 내 가족들에게 전달해주는 일을 하는 브로커들이 송금액을 전부 가로채는 현상들이 잦아지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가 장기화하고 최근 불법 휴대전화 사용자들에 대한 보위부의 단속이 대폭 강화되면서 한국이나 제3국에 사는 탈북민들이 보내온 돈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달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국경 지역에서 활동하는 돈 이관 브로커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데다 브로커들이 송금액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떼는 비율도 20~30%에서 최근에는 50%까지 올라 북한에 있는 주민들이 탈북민들의 금전적인 도움을 받기가 더욱 힘든 실정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돈 이관 브로커들은 20~30%의 수수료만 받겠다는 미끼를 던지고 대상을 유인하고는 중국에서 돈을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탈북민들의 송금액을 모두 가로채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월남도주자나 비법월경자 가족들은 브로커들이 사기를 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비법(불법)적으로 받는 돈이기 때문에 신고도 못 하고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례로 이달 2일 양강도 보천군에 사는 김모 씨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친인척이 보내온 돈을 한 푼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한다. 브로커들이 중국에서 돈을 받고도 정작 김 씨에게는 “돈이 중국에서 넘어오지 않았으니 다음에 오라”면서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또 이달 11일에는 대홍단군에 거주하는 최모 씨가 한국에 있는 딸이 지난달 중순 보내온 돈을 전달받기 위해 혜산으로 갔지만, 역시 “며칠 후에 다시 오라”는 말만 듣고 빈손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국경 봉쇄 장기화로 가뜩이나 주민들이 돈을 전달받기가 정말 어려운 실정인데, 여기에 돈 이관 브로커 10명 중 8명이 사기를 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면서 “더욱이 브로커들은 남조선(한국)에서 보내왔다는 것으로 노골적으로 협박해 갈취하기까지 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