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군에 “연간 비행훈련 시간 늘려라” 명령 내려…이유가?

5월 말부터 대대적 비행훈련 집행 중…공군 가족들 "실태도 모르고 사상전만 강조"

공군
추격기 훈련중인 북한 공군 1항공사단./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의 무력 총사령관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공군 및 반항공군의 연간 비행훈련 시간을 기존 20시간에서 40시간으로 두 배 늘릴 데 대한 명령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김 위원장은 20시간으로 규정돼 있던 비행부대의 연간 비행훈련 시간을 두고 ‘안일해이’라고 질타하면서 군 총참모부에 이 같은 명령을 내렸다.

북한군 비행부대의 연간 비행훈련 시간은 추격기, 전투기, 습격기 등 편제 기종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 20시간으로 규정돼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명령에서 “분계선이 없는 하늘에서 적과 대치해야 하는 특수성을 가진 비행부대들은 조국이 두 동강으로 갈라져 휴전상태임을 항상 명심하고 조국의 령공(영공)을 믿음직하게 지키는 은빛 날개, 매가 되어야 한다”며 “비행훈련을 강화해 공중전에서 공화국의 위력을 남김없이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연간 비행훈련 시간을 늘리는 이유에 관해 “공군 규정 훈련 제강에 따른 비행 20시간은 안일 해이만을 불러오며 전투비행사들의 현대전과 공중타격 실전 능력을 저하시킨다”면서 “비행훈련 시간이 적은 만큼 기체가 새것과 다름없이 관리·유지·수리돼 시간을 늘려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올해 8차 당대회에서 인민군대, 공군 및 반항공군, 군수공업부문 앞에 제시한 공군무력 강화와 현대화를 다그쳐 우리식의 신형 중장거리로케트 실전배치를 위한 비행 및 시험타격 훈련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명령의 의의를 밝혔다고 한다.

이번 명령은 즉시 전 비행부대 참모부와 작전부들에 하달됐으며, 공군 및 반항공군 사령부는 MiG-29가 주력인 평안남도 순천 주둔 공군 제1항공사단을 중심으로 5월 말부터 대대적인 비행훈련을 집행하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20시간 비행훈련 규정이 두 배로 불어나는데 맞게 1항공사단과 그 외 부대 지휘부, 참모부, 작전부들에서는 작전전술 수정 긴급회의를 가졌고, 정치부는 기술적 우세를 믿고 날뛰는 적들이 우리의 영공을 넘보면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참가해야 한다며 독려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또 현재 부대 정치부는 비행부대와 전투비행사들은 공군 무력 현대화를 다그칠 데 대한 8차 당대회 정신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해 높은 당성과 혁명성을 지니고 평소 연마한 비행훈련 기술을 남김없이 발휘해야 한다고 사상교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현장의 비행사들이나 정비원들은 “비행기를 직접 타고 정비하는 우리가 더 현실을 잘 아는데, 비행훈련 시간이 짧아 동체가 안 낡는다는 게 무슨 비과학적인 말이냐”면서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행훈련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고로 가장을 잃을까 더욱 마음 졸이게 된 비행사 가족들은 낡은 비행기를 몰고 나가야 하는 실태도 모르고 사상전만 강조하는 군의 행태에 내적인 불만을 품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