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외 주재원에 ‘南 접촉 금지령’…무역 재개 전 통제 강화

소식통 "南 물품 사용도 금지"...반사·비사와의 투쟁 선포한 北, 한류 차단 강화할 듯

중국 랴오닝성 단둥 세관.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북중 무역 재개를 본격화하기 전 한국과 연계된 사업을 색출하고 배제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데일리NK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0일 중국 랴오닝(遼寧)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무역일꾼 등 북한 주재원들에게 한국인과 연계됐었던 중국인과의 사업은 물론이고 어떠한 접촉도 하지 말라는 지시가 하달됐다.

이를 어기고 한국과 연계된 사업을 진행하다 발각될 경우 단순 처벌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엄포도 있었다고 한다.

기존에는 북한 무역일꾼들이 중국인을 중간 사업자로 연계해 한국산 물건을 북한으로 들여 가거나 한국인 사업자가 발주한 물품을 주문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물론 지난해 1월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이유로 북중 국경을 봉쇄한 이후 비공식적으로 한국인과 연계된 사업들도 대부분 중단된 상황이다.

하지만 북중 간 무역 재개 시 한국 연계 사업 복원을 우려한 북한 당국이 이러한 사전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달 북한 당국은 신규 와크(수출입 허가권) 발급 신청을 받고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심의를 진행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태양절 前 ‘와크 발급 신청’ 지시 하달…명절 쇠고 무역 전격 재개?)

당국은 와크 신청자 신상 정보와 함께 한국인과 연계된 활동을 했던 무역업자들을 색출하는 작업도 함께 벌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번에는 중국에 있는 자국 주재원들에게 한국인과 연계된 활동을 하지 말라는 단속에 나선 것이다.

또한 중국 주재원을 대상으로 하달된 이번 포치(지시문)에서 북한 당국은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상점을 이용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은 물론이고, 한국인과 결혼한 조선족이 운영하는 사업장에도 출입하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과 연관된 어떠한 접촉도 금지한 셈이다.

특히 중국 주재원들의 한국산 물건 사용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주재원 중에 한국산 물품을 사용하지 않는 집이 없다고 할만큼 한국 물건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고위층들 역시 밥솥, 화장품, 치약, 샴푸, 의약품 등 한국산 물건을 선호하고 있어 무역일꾼들에게 한국산 물건 수입을 통제한다 해도 고위급 간부들의 수요를 차단하지 않는 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형식적 통제 조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남조선(남한) 물건을 끊으려면 당 간부들 집에 가서 남조선 물건을 쓰는지 안 쓰는지 검열부터 붙여야 한다”며 “수요가 있으면 공급은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한 이후 한국 영화·드라마 등의 문화콘텐츠를 포함해 해외문물 유입 통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당세포비서대회에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조하며 청년들에 대한 교양 사업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이 중국 무역일꾼 등 주재원들을 통해 한국 등 자본주의 문화가 유입된다고 보고 있는 만큼 해외 파견 일꾼에 대한 사상 및 활동 통제를 한동안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