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절 前 ‘와크 발급 신청’ 지시 하달…명절 쇠고 무역 전격 재개?

소식통 “권력기관 소속 회사 20일부터 무역 참여...신규 대상자는 5월 초부터 가능할 듯”
“北 당국, 中대방 신원 조회도 심사...韓美日 관련 여부 꼼꼼히 따질 것”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를 통해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가고 있는 화물 차량.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최근 각 무역기관에 신규 와크(수출입 허가권) 발급에 대한 공식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년 3개월간 막혀있던 북중 국경이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 이후 다시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데일리NK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주요 무역기관에 오는 20일부터 세관을 통한 공식 무역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다만 20일부터 무역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지난해 1월 말 국경봉쇄 이후에도 당의 직접 지시를 받고 국가 무역을 지속해 왔던 권력기관 소속 회사들로 이들은 기존 활동 사항에 대한 확인 절차만 거친 뒤 우선 공식 무역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중앙당이나 군수공업부 소속 무역회사들이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당국은 이외에 무역회사나 기관에 소속을 걸어 놓고 무역활동을 하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신규 와크 신청 지시도 하달했다.

대외경제성은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와크 신규 발급을 신청하라는 지시서를 각 무역기관에 전달했으며, 이에 따라 각 무역기관과 기업소들은 신청서와 증명 자료들을 내부 전산망을 통해 제출했다고 한다.

기존에 와크를 발급받은 이력이 있는 기관이나 개인도 이번에 새롭게 발급받아야 하는데 약 3~4주간 심사가 진행된 후 5월 초 와크 발급이 이뤄지면 곧바로 공식 무역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와크 신청인이 내야 할 자료에는 중국 측 대방(무역상)에 대한 증명서, 기존 상품 수·출입 내역, 앞으로의 계획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북한 무역회사들, 교역 재개 스탠바이그러나 와크 할당은 아직)

신청에 대한 고지가 갑작스럽게 이뤄진데다 당국이 김일성 생일 전에 와크 신청을 완료하기 위해 기한을 다소 짧게 잡아 무역기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지난달 이미 와크 신청을 위한 행정적 준비를 완료했기 때문에 제출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와크 심사에는 중앙당 경제부, 대외경제성과 국가보위성 세관지도국 등 관련 기관이 참여하며 중국 대방이 한국이나 일본, 미국 등과 관련된 사람이 아닌지까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외무성 해외 공관도 심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번 와크 발급 심사에서 신청자의 신상 정보를 철저히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방까지 심의 대상에 포함하는 등 상당히 까다롭게 확인 작업을 벌일 예정이어서 와크 발급 규모는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신청자의 20% 정도는 와크 발급에서 누락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편, 양강도 및 함경북도 등은 이번 무역 재개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신의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우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압록강의 수심이 낮거나 강폭이 좁아 무역을 재개하면 탈북이나 밀수를 통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양강도 등의 국경지역은 현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고압 전력선 설치가 끝나는 올 10월 이후 공식 무역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