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관리 소홀로 추궁받은 나선시, 총동원령 내려 주민 들볶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월 12일 각지 일꾼(간부)들과 근로자들이 봄철 나무심기에 한사람같이 떨쳐나 애국의 구슬땀을 바치고 있다며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은 강원도에서 나무심기를 하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봄철 국토관리 총동원 사업에 제대로 나서지 않은 나선특별시가 중앙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게 될 위기에 처하자 급하게 총동원령을 내려 주민들을 들볶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봄철 국토관리 총동원 사업에서 뒤처진 나선시는 지난 1일 중앙으로부터 이달 말 국토관리 총동원 사업총화를 진행할 것이니 잡도리를 단단히 하고 나서라는 경고의 지시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나선시는 동상과 광장, 사적지를 비롯한 시내 중심지들에 나무를 심는 등의 국토관리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중앙으로부터 질타를 받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나선시의 봄철 국토관리 상태를 지적하면서 동별, 기업소별 성과를 분리적으로 총화하겠다고 경고했다”며 “이에 시내에 갑자기 깜빠니아(캠페인)적인 총동원령이 내려져 주민 세대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나선시는 시내 모든 주민에게 5월 1일부터 30일 사이 하루 4시간씩 국토관리 총동원사업에 참가해야 한다면서 동원에 나온 세대든 안 나온 세대든 1인당 중국 돈으로 20~30원(위안)씩 걷어 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시에서는 이 돈을 내지 않으면 자력갱생을 방해하는 반동분자나 같다며 으르고 있고, 정말 돈이 없어 못 낸다면 하루 8시간씩 나무 심기, 강 하천 정리, 도로 정리 담당 구간을 혼자서 도급제로 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나선시는 동상이 있는 광장 주변에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의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을 아로새긴다는 의미에서 무조건 소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시에서는 무조건 소나무를 심어야 하는 구간을 정해 도급제로 과제를 할당했는데, 묘목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주변 산에서 몰래 떠오거나 외딴곳에 있는 소나무를 떠다 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심은 소나무에 관리자 패목까지 매달아 장기적인 관리를 요구하면서 나무가 죽으면 책임을 묻겠다고 해 주민들은 아침, 저녁으로 나무에 물을 주고 관리하면서도 무척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은 최근 몇 년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아 개인이 먹고살기도 바쁜데 이런 여러 국가 정책들까지 실천에 나서 들볶이니 살아가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