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크게 다친 인민군 병사를 극진히 치료해 끝내 살려낸 함경남도 인민병원이 당중앙위원회의 감사문을 받고 도내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널리 선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도 인민병원은 2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전투를 벌여 내장이 파열된 7군단 소속의 한 인민군 병사를 살려낸 데 대하여 당중앙위원회 감사문을 받고 현재 도내방송인 3방송에서 적극 소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흥시에 있는 도 인민병원은 지난 2월 중순 내장이 심하게 파열되고 복부에 피가 고인 채로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던 한 인민군 병사를 받아 3개월간 10여 차례의 수술로 살려냈다. 그는 병원의 극진한 치료로 이달 초 퇴원해 부대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병사가 병원에 실려 온 날 호송군인들은 부대 종합훈련 중 사고가 나 중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는데, 이에 이번 사례를 보고 받은 중앙에서는 도 인민병원에 감사문을 내려보내고 도 인민병원 의사들의 아름다운 군민정신을 널리 소개하라고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도내방송인 3방송은 군부대와 도 인민병원이 힘을 합쳐 훈련 중에 크게 다친 군인을 살려내는 아름다운 미풍을 발휘했다면서 도 인민병원 의사들의 정신은 3도 화상을 당한 방하수 소년을 살린 천리마시대의 의료선구자들의 모범을 따른 것이라고 매일 같이 이 사례를 내보내 선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병사가 병원에 실려 오게 된 실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 병사는 상급 군인들에게 얻어맞고 있던 다른 병사를 구하기 위해 대신 몸을 던졌다가 크게 다쳤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 병사의 상급인 부분대장은 그와 같이 근무하고 들어온 다른 어린 하전사를 총탁(개머리)으로 두들기고 군홧발로 차는 등 난폭하고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보고 참을 수 없었던 이 병사가 자기의 몸을 들이밀어 하전사를 살려냈다”며 “그러나 그는 온몸이 맞아 터지고 심지어 복부 내장파열까지 일어나 의식을 잃고 도 병원으로 실려 갔다”고 말했다.
당시 이 병사의 상태를 보고 받은 상급에서는 군단 병원이나 중앙 병원으로 가다가 도중에 사망할 수도 있으리라 보고 그를 가까운 근처 도 병원으로 이송해 무조건 살려달라고 간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부대에서는 이 병사가 구타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사실이 중앙에 알려지면 연대적인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게 될까 봐 병사를 때린 부분대장을 다른 곳으로 조동시키고 일체 내부에 말이 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입막음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병사가 다친 진짜 이유를 알게 된 병원 의료진은 “우리가 최선을 다해 병사를 살린 것은 맞지만 구타당해 내장파열로 실려 온 군인 문제를 덮고 가면서까지 가짜 보고를 당중앙에 올리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도 인민병원 의료진의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7군단에서는 “이것은 우리 일이니,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군인을 살려낸 데 대한 의사들의 미덕 소행은 당연히 당에 보고해 칭찬받고 내세울 만한 일”이라며 선 긋기를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런 사정을 전혀 알 리 없는 중앙은 이 병사가 군사 임무 수행 중 다친 것으로만 알고 인민병원 의사들이 온 정성을 다 바쳐 구한 것을 사상교양 정치 사업으로 집중시키면서 긍정 감화 교양자료로 낼 계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