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북 청년동맹 간부들 비사회주의 행위 드러나 대대적 ‘사상투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청년 전위들의 결의대회가 지난달 30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진행됐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함경북도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간부들의 비사회주의 행위들이 드러나면서 대대적인 사상투쟁회의가 열리고 간부교체 작업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 청년동맹 일군(일꾼)들의 비사회주의적 행위들이 적발돼 지난 5일 대(大) 사상투쟁회의가 열리고 80% 이상이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월 함경북도 청년동맹 위원회의 주요 간부 몇 명이 애첩들과 한자리에 모여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다 적발되면서 사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일로 지난 5일 도 당위원회, 도 안전부, 도 보위부, 도 검찰소가 관여하는 청년동맹 대 사상투쟁회의가 오전 내내 진행됐고, 이 회의에서는 도 청년동맹 간부들이 저지른 비사회주의적 행위들이 모두 드러났다는 전언이다.

실제 소식통은 “애첩을 두고 두 집, 심지어 세 집 살림까지 한 청년동맹 일군, 대학 졸업증을 위조한 상태에서 등록된 청년동맹 일군, 그리고 뇌물로 간부사업을 한 청년동맹 일군들의 행위들이 모조리 밝혀졌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회의에서는 불순 녹화물 유포, 불법 중국 손전화기(휴대전화) 사용, 외국 돈 송금, 밀수 등으로 법적 처벌을 받은 청년동맹원 수가 전국에서 함경북도가 가장 많다는 점도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시행된 후 처형, 무기형, 최고 연한 교화형을 받은 이들의 대다수가 함경북도의 청년들인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다뤄졌다고 한다.

다만 소식통은 “함경북도 청년동맹의 이 같은 실태 속에서도 도 청년동맹 위원장만은 예외로 해임되지 않고 자기 직책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청년동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문제가 있지만, 직접적인 잘못은 없어 관대한 용서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도 청년동맹 위원장은 영예군인(상이군인)이자 김일성청년영예상 수상자로, 풍기 문란한 다른 간부들과 달리 비교적 반듯한 생활을 해왔고 계급적 토대도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주민들은 “도 청년동맹이 이렇게 된 것에는 책임자인 도 청년동맹 위원장의 결함이 크기 때문인데 처벌받지 않은 것을 보면 운이 좋다”는 등의 말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