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올해 상반기 절호의 기회…모든 것 열어놓고 北과 대화”

북한과의 대화 의지 재차 피력하며 대화 재개 시그널 보내…백신 접종하며 본격적 방미 준비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9일 “올해 상반기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다시 가동될 수 있는 정말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시기”라며 다시금 북한에 대화 시그널을 보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대상 간담회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혀나가는 올해 상반기가 남북미 모두 함께 다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최적의 시간”이라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북한이 지난달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를 전후로 그간의 관망적 태도에서 벗어나 대외정세 탐색을 시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점, 거친 수사와 비난을 하면서도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점, 북중 간 제한적 물자교류 재개를 준비하는 동향 등을 언급하며 “북한은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주시하고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하면서 향후의 대외 행보를 저울질해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언제 어디서든 어떤 의제나 형식이든 관계없이 모든 것을 열어놓고 북측과 마주해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며 “북한의 의지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남북대화는 재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남북회담본부 3층에 남북영상회의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고 설명하면서 북측에 재차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어 이 장관은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등 보건의료협력 분야를 시작으로 쌀, 비료 등의 민생협력으로 확대하는 포괄적인 인도협력을 추진해나가고자 한다”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인도적 협력에는 적극적이고 또 긍정적인 입장인 만큼 관련한 제재의 유연한 적용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북미대화의 실마리가 풀려 철도, 도로와 같은 비상업용 공공인프라 문제나 금융·철강·석탄·석유·노동력 문제에 대한 제재 완화 혹은 단계적인 해제로까지 진척시켜나갔으면 한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이밖에 이 장관은 내달 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두고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간 전략적 조율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의 시간표를 앞당기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비핵화와 평화 정착, 경제협력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쪽으로 한미 정상 간의 회담 결과가 나오면 매우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현재 검토 중인 새 대북정책에 대해 “비핵화 해법에 있어서는 단계적·동시적 접근을 바탕으로 비핵화 진전에 따라서 제재 완화 등 유연성이 발휘될 가능성도 나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고,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인도적 분야에서의 협력은 정치적 상황과 또 별개로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해 이 장관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반영됐으면 하는 기조’를 묻자 “우리 정부가 가져온 평화프로세스의 방향성과 성과를 미국이 대북정책을 리뷰하고 새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많이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 장관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 복원 및 대화 재개 필요성에 대한 미국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본격적인 방미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이 장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소식을 전하면서도 방미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특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장관이) 지난주 1차 접종했다”며 “아주 짧으면 4주 기본적으로는 6~8주 지난 다음에 2차 접종해야 하고, 2차 접종 후에 2주가 지난 다음에 미국에 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미리 맞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장관의 방미 시점은 5월 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 이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