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시, 태양광발전소 건설 첫삽 뜨기도 전에 주민 돈 거둬들여

북한 건물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사진=서광 홈페이지 캡처

북한 나선특별시가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앞두고 그 비용을 주민들에게 전가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나선특별시에서 (경제발전)5개년계획기간 내 대규모 태양빛발전소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는데 아직 부지 해결도 안된 상태에서 주민들에게 건설 비용을 미리 부담시키고 있어 주민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나선시는 자체적인 전력생산을 위해 내각의 비준을 받아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 사업 집행에 들어갔다.

이렇게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급히 진행하고 있는 것은 올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5개년계획기간 나선특별시가 자체적으로 전력을 보장하는 생산기반을 만들어 5년 뒤에는 국선 전기를 지금보다 더 줄이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더욱이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열린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에서 나선시가 자체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할 데 대한 목표가 제시돼 이를 관철해야 하는 상황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나선시는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땅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발전소를 건설하려면 햇볕이 좋고 넓은 땅을 골라야 하는데, 그런 자리에는 이미 사적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 여전히 부지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렇게 건설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태지만, 나선시는 이미 주민들에게 발전소 건설 비용을 포치해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관·기업소, 인민반별로 수입자재를 확보하면서 북한 돈으로 소년단원 1인당 2000원, 청년동맹원 1인당 4000원, 세대별로 1세대당 5000원씩 돈을 바치라는 지시를 내린 것.

소식통은 “이외에도 조직별로 자원성의 원칙에서 더 많이 지원하라는 내적인 지시도 내려져 20만 원 이상의 상당한 돈을 바친 이들도 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로 중국과의 교류가 끊어지고 장사도 잘 안되는 형편에서 가난한 주민들은 이를 못마땅해하고 있고, 이렇게 살기 힘든데 조직별, 기관기업소별, 세대별로 이중삼중의 돈을 내려니 숨통이 조인다고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나선시당은 주민들의 이 같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당정책 관철에서는 조건과 구실이 있을 수 없으며 이 사업에 잘 참가하는 것으로 당 앞에서 충성심을 검증받아야 한다’는 등의 정치교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