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절 맞아 혜산 제대군관들에 특별 공급…불만 의식했나?

지난 2016년 북한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당 창건일(10·10) 행사 참가 중인 군인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 이른바 태양절(4월 15일)을 맞아 양강도 혜산시 제대군관들에게 특별 공급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사실상 방치됐던 제대군관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내부결속을 다져 체제 내구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지난 14일 혜산시에서 태양절을 맞아 제대군관들에 대한 명절 공급을 특별히 진행했다”며 “제대군관 1명당 돼지고기 1키로(kg)가 공급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앞선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에만 해도 제대군관들에 대한 명절 공급을 따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태양절을 맞아서는 제대군관들에 한해 돼지고기를 특별 공급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시절에도 제대군관들에게는 우선적으로 명절 공급을 보장해 주곤 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제대군관들에 대한 대우가 예전만 못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어 태양절을 맞아 그들의 마음을 달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무상공급 대신 시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돼지고기를 살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특별 공급을 진행했다. 실제 혜산시 제대군관들은 1kg당 1만 8000원에 판매되는 시장가격의 1/6 수준인 3000원에 돼지고기가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8년 국내에 입국한 제대군관 출신 한 탈북민은 “지금 북한에서는 제대군관들의 생계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부터는 집과 직장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주던 관행도 사라져 제대군관들을 홀대하는 사회적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춘을 성스러운 조국 보위에 바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현역 군관들은 선배들의 처지를 보며 허탈감과 회의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군 기강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태양절을 계기로 이를 조금이라도 극복해보려는 속셈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본보는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조용원 당 조직담당 비서가 지난해 제정된 ‘제대군관생활조건보장법’에 따라 평양 내 제대군관들의 생활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는지 그 실태를 파악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평양 살던 제대군관 가족 100여 명 지방으로 쫓겨나…이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