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북 국경 투입된 폭풍군단 6월 철수?… “최고사령관 명령 접수”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국경 지역의 모습.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 국경 지역에 투입된 폭풍군단(11군단)이 최고사령관(김정은 국무위원장) 명령에 따라 6월 초순에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회령과 온성, 경성 등 함경북도 국경봉쇄작전에 투입된 폭풍군단 군인들을 철수시킬 데 대한 최고사령관의 명령이 5일 접수됐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 조치로 국경 지역에 투입된 폭풍군단이 현지 군인들처럼 경계근무, 보초근무를 서오면서 특수부대로서의 사명과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이번 철수 명령의 배경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폭풍군단이 전염병 방어라는 정세적 요구에 따르긴 했지만, 평범한 국경 지역의 군인들처럼 근무를 서면서 기본 전투 임무를 망각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며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된 동기훈련에도 자기 지역을 벗어나 기본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철수 명령이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폭풍군단은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하기훈련 기간에 지난 동기훈련에서 하지 못했던 몫까지 반영하여 하루 12시간 이상의 극한의 훈련을 벌인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폭풍군단 군인들 사이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훈련이 고되고 힘든데 동기훈련 몫까지 하게 된다니 이번 하기훈련은 지독한 시간이 될 것이다” “벌써 맥이 쭉 빠진다”며 앞날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군 당국은 이번 최고사령관 명령에 따라 함경북도 국경에 투입된 폭풍군단을 6월 1일부터 15일 사이 지휘부가 위치한 평안북도 덕천으로 전부 철수시킨다는 방침이지만, 현지에서는 상황에 따라 그보다 빨리 철수시킬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경에 2m짜리 콘크리트 장벽을 세우고 3300V의 고압선을 설치하는 작업에 동원되는 군인들이 예정된 날짜보다 빨리 함경북도 국경 지역에 들어오면 폭풍군단의 철수도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맞으며 국경에 개미 한 마리도 얼씬 못 하게 해야 한다는 특별경비근무 방침이 내려졌는데, 폭풍군단은 특별경비근무 기간이 끝나면 인계 준비를 슬슬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함경북도 외 다른 국경 지역에도 폭풍군단을 투입한 바 있어 다른 지역에서의 병력 철수 작업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