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돌격대 건강상태 허약…여맹에 ‘닭곰’ 지원 지시 내려와”

김정은 삼지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사진으로 공개한 삼지연시 전경. /사진=노동신문·뉴스1

양강도 삼지연시 당위원회가 최근 삼지연 건설 돌격대원들의 허약한 건강 상태를 보고받고,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에 닭곰 지원 사업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전염병(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지원이 끊긴 삼지연 돌격대원들의 건강 상태가 말이 아니라는 사실이 삼지연시 당위원회에까지 반영돼 지난 19일 여맹원들이 닭곰을 해줄 데 대한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삼지연돌격대원들은 추위와의 전쟁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마저 겪으면서도 겨우내 블로크(블록) 찍기라는 어려운 작업을 진행했다. 손이 얼어 터지는 강추위 속에서 블로크를 찍고 이를 오로지 인력으로 운반하는 생고생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돌격대원들은 국가적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개별 가족들의 지원마저 끊겨 옥수수 껍질이 잔뜩 섞인 밥 한 덩이에 염장무와 된장 같은 단순부식물로 한 끼 식사를 겨우 때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현재 돌격대원들이 봄날 전투에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영양상태가 좋지 않고, 지원이 없는 탓에 신발이나 내의, 작업복 상태가 형편없는 돌격대원들도 절반가량 된다는 보고가 삼지연시 당위원회에 올라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시당은 삼지연돌격대의 이런 열악한 상황을 보고 받은 뒤 국가가 여성들의 역할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돌격대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문제에 여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시당은 여맹에 닭곰 지원 사업을 지시하면서 개별 여맹원들이 북한 돈 5000원씩 부담하게 하고 초급단체별로는 3~4마리의 닭을 구하도록 했는데, 이에 대해 여맹원들은 상당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여맹원들은 시당의 닭곰 지원 지시에 “공장·기업소도 있고 농장도 있는데 왜 여맹에만 부담을 주는지 모르겠다” “여맹 부담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참 답답하다”며 볼멘소리로 불평을 늘어놨다고 한다.

또 일부 여맹원들은 “온갖 동원도 여맹, 물질적 부담도 여맹이 다 거머쥐고 해야 한다” “여맹이 없으면 할 일을 못 하는 나라”라면서 비난하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사태로 여맹원들도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우선 돈을 모으기도 어렵지만, 닭 한 마리의 무게를 1kg 이상으로 정해놔 더욱 문제”라며 “또 지금은 시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형편이라 안에서만 해결해야 해 더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삼지연시 도시화 방침에 따라 올해에도 아파트 건설에 매진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4~5월 사이에 삼지연돌격대 인원을 더 보강하기 위해 전국각지에서 새로 인원을 더 뽑아 투입할 예정이며, 봄이 오면 건설 속도를 높일 목적으로 자재투입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전국각지에서 인원이 얼마나 더 투입될지는 알 수 없지만, 도마다 이미 나와 있는 돌격대원들에 대한 부담도 큰데 여기서 더 뽑으면 더 심각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쉴 새 없이 진행된 국가건설에 청년과 장정들이 한 번씩은 다 동원된 상태라 새로 사람을 뽑기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북한 당국은 봄부터 아파트 건설이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삼지연 주민들에게 도로포장에 필요한 보도블록과 시멘트 지원 과제를 내리고 세대별로 10위안씩 부담하게 하는 등 건설물자 마련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