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불순선전물 사회주의 운명과 직결…소련, 동구권 무너져”

불순출판선전물
최근 국경지역에 배포된 ‘주민정치사업자료’.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북한이 주민 대상 강연에서 불순출판선전물이 체제를 무너트릴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강력한 단속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데일리NK는 최근 ‘우리의 사상과 제도, 우리의 운명을 해치는 불순 출판선전물을 모조리 쓸어버리자’는 제목의 연선주민정치사업자료를 입수했다.

자료는 “우리의 적들과 의 대결은 힘의 대결인 동시에 사상과 신념의 대결이다”며 “만일 불순선전출판물을 각성 있게 대하지 못하면 지금까지 피로써 쟁취하고 지켜온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위협에 빠트리게 된다”고 했다.

자료는 이어 “불순선전물을 류포(유포)하는 자들은 당과 국가에 도전하는 반당분자이다”며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해치려는 인민의 원쑤(원수)로 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료는 “제국주의자들의 반동적인 사상문화와 생활 풍조의 범람으로 물먹은 담배처럼 무너진 쏘련(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 나라들의 교훈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그동안 사상을 소홀히 하면 사회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면서 불법선전출판물을 막기 위한 노력을 이른바 ‘사회주의 수호전’이라고 선전해왔다. 지난해에는 반동문화사상배격법을 제정해 외부 정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자료에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새로 채택한 것은 전 사회적으로 불순선전출판물을 모조리 쓸어버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전면 대결전을 보다 강도 높이 벌려 우리 인민의 운명을 지키고 우리의 사상진지, 혁명 진지, 계급 진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이다”고 언급돼 있다.

그런데도 외부 정보가 내부로 급속히 확산해 주민들의 사상적 이완이 가속화되자 북한 당국이 체제 결속을 위한 목소리를 한껏 높이는 모습이다.

자료는 “지금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뒤 골방에 숨어 불순출판선전물을 보고 류포시키는 현상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더욱기(더욱이) 심각한 것은 혁명의 대를 이어가야 할 청소년들 속에서 괴뢰 영화를 비롯한 불순출판선전물을 보고 그것을 본따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영화, 드라마, 노래 등 각종 한류 콘텐츠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들은 춤과 노래를 공개적으로 보여주다가 처벌을 받기도 했다.(▶관련기사 : “방탄소년단 춤췄다”…軍 보위국, 백두산 답사대 군인 3명 체포)

또한, 북한 당국은 사상적 무장을 강조하는 동시에 주민들 스스로 자각심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자료는 “모든 주민들은 불순출판선전물과의 투쟁이 우리 자신의 운명, 사회주의의 운명과 직결된 심각한 계급 투쟁이라는 것을 똑똑히 명심해야 한다”며 “불순출판선전물을 모조리 쓸어버리기 위한 투쟁에 한 사람 같이 떨쳐나서야 한다”고 독려했다.

한편, 같은 강연자료에는 불순출판선전물 유포자들에게 자수를 권유하는 내용을 담겼다.

앞서, 본지는 북한 당국이 범죄행위를 백지화해주겠다면서 불순출판선전물 소지 및 유포자를 회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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