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들여오는 재료 부족으로 2021년 새해 달력 인쇄에 차질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국경을 차단한 지 1년이 되어가는 가운데, 수입 부족 문제의 여파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평양에서 인쇄 잉크를 마련하지 못해 달력 인쇄가 늦어졌다고 한다”면서 “여기에서는 연말에야 겨우 달력 배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광명출판사, 외국문출판사 등 출판사가 매년 달력을 인쇄하는데, 각 기관 모두 달력 인쇄에 필요한 수입 잉크를 확보하지 못해 달력 출판이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출판사들은 매년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 다음해 달력을 제작 및 배포하는데, 올해는 한 달에서 한 달 반 가량 지연된 12월 말이 돼서야 달력이 배포된 것이다.
때문에 달력을 유통하는 상인들 사이에서는 한때 2021년에는 달력 제작이 안 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중하순경 각 출판사가 부랴부랴 달력 인쇄에 들어갔지만 충분한 양의 잉크를 확보하지 못해 예년과 비교했을 때 인쇄 물량을 대폭 줄였다고 한다.
각 지역에서 달력 유통량이 줄자 현재 시장에서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6배 이상 비싸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만 해도 북한 주민들은 새해가 되면 달력을 서로 달력을 선물하기도 했는데, 올해는 달력을 구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가격이 너무 올라 이런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공급 물량이 워낙 적다 보니 올해는 ‘달력이 부(富)의 상징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더욱이 배포된 달력들을 살펴보면 예년과 비교할 때 인쇄 품질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은 달력을 판매한 수익금을 당자금(통치자금)으로 흡수하기도 하는데 하지만 올해는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의 대중국 무역액은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북중 간 무역 총액은 127만 3000달러로 역대 월간 최저 수준인 지난해 10월 165만 9000달러보다 약 40만 달러 더 줄어들었다.
북중 양국 간 무역액은 국경봉쇄 이후 지속 감소하더니 지난해 연말에는 최저치를 경신하는 수준까지 달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북한 내부에서도 국경 봉쇄 여파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식통은 “무역 중단으로 인한 부작용이 점점 더 심화되는 것 같다”며 “잉크가 부족해 달력 인쇄를 못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