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덕 피해복구 동원된 軍 만기복무생들, 내년 봄으로 제대 연기

군 대열보충국, 검덕지구 군부대에 지시…병사들 "광산에 집단배치되는 것 아니냐" 우려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검덕지구의 수해복구 현장을 찾았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검덕지구가 앞으로 그 어떤 큰물(홍수)이나 태풍에도 끄떡없게 강·하천들의 강바닥파기와 장석쌓기를 잘하고 치산치수사업을 중시하여야 한다”라며 수해 예방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하전사(병사)들의 입대와 조동, 제대를 관장하는 군 대열보충국이 검덕지구 피해복구 현장에 투입된 만기복무생들의 가을 제대를 내년 봄으로 미룬다는 명령문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주요 생산기지인 검덕지구 정상화를 위해 피해복구에 동원된 군 인력 변동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10월에 예정됐던 만기복무생들의 제대를 내년 2월로 미룬다는 인민무력성 대열보충국 명령문이 지난주 검덕지구 현장의 부대 대열부에 내려졌다”며 “검덕광산 피해복구 전투장에 동원된 육·해·공군부대 인원이 부족한 것이 원인일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북한 군 당국은 이번 명령문에서 검덕지구 피해복구 현장의 군 기술인력 공백을 우려해 전투장에 동원된 만기복무생들의 제대를 내년 봄으로 미루기로 했다는 점을 밝혔다.

본래 북한군은 봄과 가을에 걸쳐 한 해에 두 차례 정기제대를 단행하는데, 검덕지구 피해복구 현장에 동원된 만기복무생들은 예외적으로 가을 정기제대 시기에 전역하지 못하고 4~5개월가량을 더 복무하게 된 것이다.

올해 장마와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본 강원도에 이어 함경도에 군 병력을 파견한 북한은 연말까지 ‘80일 전투’를 벌려 피해복구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이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 창건일 직후(지난 14일 보도) 함경남도 검덕지구 피해복구 현장을 찾아 건설사업을 지도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8차 당대회를 맞아 진행 중인 ‘80일 전투’ 기간 조국보위와 경제건설이라는 쌍기둥 최전선을 인민군대에 맡겨준 당의 신임과 기대에 기일 보장으로 보답하려면 지금 복구 현장 인원들로 어렵다”면서 “결국 당의 호소에 부응하기 위해 만기복무생들의 제대 시기를 미루는 특이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식통은 “이번 검덕에 동원된 부대 만기복무생들 중 중앙대학 입학 뽄트(배정표)를 받은 대상들은 예외”라고 덧붙였다.

현재 군 대열보충국은 검덕지구 피해복구 현장에 투입된 만기복무생들의 제대가 내년 봄에 재연장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병사들은 전에도 농촌과 광산건설을 하던 만기생복무들을 그곳에 무리 배치(집단제대 배치)하거나 자원하도록 한 전례 때문에 내년 봄에 무사히 제대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안다며 걱정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대열보충국은 검덕지구 현장에 동원된 만기복무생들의 올가을 제대를 미뤄 연말까지 피해복구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후 이들을 검덕, 용양, 대흥광산에 집단배치해 사고로 부족한 광산 인원을 보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돈 있고 빽(배경) 있는 집안 군인들은 내년에 있을 수도 있는 무리 배치에 걸릴 것을 대비해 개인 문건들을 따로 뽑아두는 사업(뒷거래)을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못 살고 나이 많은 부모를 고향에 남겨둔 군인들은 이런 일이 생기면 별수 없이 일생 광산에서 썩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당국이 태풍피해를 가시고 검덕지구를 복구하는 데 우선 힘을 쏟고 있어 내년 초 8차 당대회 때까지 검덕광산의 정상적인 생산 가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