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연사군 목욕탕서 주민 10여명 가스 중독으로 질식사

평양 제1목욕탕 내부.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함경북도 연사군에 있는 한증목욕탕에서 주민 10여 명이 가스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연사군에 있는 대중 한증목욕탕에서 보일러공의 불찰로 가스가 새어 나와 1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산소 가마 안에 들어갈 정도로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연사군 읍의 한증목욕탕은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찾는 주민들이 늘어나자 활발하게 운영돼 왔고, 수입도 점차 늘어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이달 중순 늦은 오후에 목욕탕에서 보일러를 보는 노동자가 보일러에 젖은 탄을 올려놓고 잠깐 술을 마시러 간 사이 탄이 마르면서 연기가 피어올랐고, 그 가스가 한증탕의 벽 틈으로 스며들면서 그 안에 있던 주민들이 질식해 쓰러지는 일이 벌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을 가장 먼저 파악한 것은 해당 목욕탕의 관리원으로, 그는 탕에 들어간 사람들이 나올 시간이 되었는데도 나오지 않자 이상함을 느끼고 안에 들어갔다가 쓰러진 주민들을 발견했다.

그는 목욕탕에 있던 다른 주민들을 급히 불러내 가스를 마시고 쓰러져 있던 사람들을 모두 밖에 끌어내다 눕힌 뒤 인공호흡을 시키고, 구급차를 불러 이들을 군 병원으로 이송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11명은 이미 질식으로 숨진 상태였고, 그나마 숨이 붙어있던 6명은 현재 산소 가마 안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산소 가마 안에 들어간 6명이 완쾌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죽은 사람들의 가족들은 갑자기 일어난 비극에 모두 대성통곡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군 안전부는 목욕탕에 대한 검열을 진행하고 있는데, 목욕탕 책임자와 사고 당일 보일러를 제대로 보지 않고 술을 마시러 간 보일러공에게는 이번 사고에 따른 법적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 안전부는 군내 모든 공장기업소와 인민반 회의를 조직해 가스중독사고를 미리 방지하도록 하라고 당부하는 한편, 경비조직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안전부는 80일 전투 기간에 제발 인명사고를 내지 말자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