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탈북 여성 조사결과… “인권 유린 경험과 체포 우려로 불안”

[북한 비화] '불안 증세·공격적 성향, 北 당국 탓' 면담 결과 도출... 中 "도망치진 말라" 경고하기도

중국에서 체류 중인 일부 여성 탈북민이 정서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픽=데일리NK

중국 공안 당국이 최근 자국 내 체류 중인 일부 여성 탈북민들이 북한 당국의 주도적·지속적인 인권유린과 체포 및 북송(北送) 우려로 인해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데일리NK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랴오닝(遼寧)성 공안국에서 ‘대다수의 자국 내 조선(북한) 여성이 우울과 불안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개별적 정신안정이 시급히 필요해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자국민과 동거하는 지역 내 여성 탈북민 20여 명을 직접 대면 조사한 결과로, 이들을 관내 파출소에 신상을 등록하고 감시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실체가 드러났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공안, 자국 내 탈북여성 대상 도강경로 및 인적사항 조사진행)

중국 측은 정서 불안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다.

일단 어렸을 적부터 억압된 사회에서의 경험이 주요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 구체적으로 유아기부터 이어진 강압된 조직 생활 및 일주일 1회 실시하는 생활총화 등 다양한 인권유린 상황에 놓여 있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실제로 한 40대 탈북 여성(중국 거주 15년)은 “매주 실시하는 생활총화 같은 고발제도가 있어 근본적으로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됐다” “철저한 감시체제 하에서 정상적인 대인관계를 할 수 없을 만큼 심리적 불안을 품고 생활했다”고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중국 측이) 조선 사회에서 겪었던 안 좋은 기억들 때문에 성격장애, 불안 증상, 편집증적 장애를 심하게 앓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조선 여성들이 자국 내에서도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는 판단도 내렸다”고 전했다.

또한 탈북 과정에서의 스트레스 및 북송에 대한 우려에 따른 우울증도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탈북 여성들은 조사 과정에서 ‘가족과의 이별과 미안함’에 따른 불안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내 가족을 그리워하면서도 죄책감으로 제대로 연락하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생소한 언어와 문화에 중국 생활 적응 과정이 힘들었다는 점을 언급한 여성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일명 ‘팔려 왔다’는 점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진 경우도 많았다고 소식통은 덧붙여 소개했다.

한편 중국 측은 이 같은 호소에 동정을 표하면서도 ‘조선은 물론 특히 한국과 선(線)을 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또한 ‘도망칠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는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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