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년 8개월 만에 다시 중국을 찾았다. 이번에는 다자 정상 외교 무대 첫 데뷔라는 점에서 특히 시선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사법·보위·안전기관을 겨냥한 피 말리는 총화의 ‘서막’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5일 “1호(김 위원장) 외국 방문 후 사법·보위·안전기관은 어김없이 중앙당 집중 총화에 불려간다”며 “지난 4번의 중국 방문 때도 총화는 냉혹했고, 보고 누락이나 사건 은폐가 드러나면 평소와 같은 사소한 문제라도 해당 간부들은 가차 없이 철직, 처벌됐다”고 전했다.
첫 해외 방문이자 북중관계 복원의 신호탄이었던 2018년 3월, 김정은은 1차 방중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중앙당 총화 보고서를 받아 들었다. 이를 통해 그는 국가보위성이 정치범수용소에서 발생한 집단 아사와 수감자 무리 사망 사건을 자체적으로 은폐하고 늦장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 중대 사안을 제멋대로 뭉갠 데 대해 김정은은 격노했고, 곧바로 보위성 고위 간부 4명이 철직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2018년 5월 2차 방중 이후 이번엔 중앙검찰소가 걸려들었다. 북·중 간에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한 김정은의 2차 방중은 성과로 포장됐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중앙검찰소가 무역회사 간부들의 대규모 외화 유용과 뇌물 수수 사건을 가볍게 처리한 사실이 중앙당 총화 보고서로 제기돼 “단호히 처갈기라”는 김정은의 질책이 이어졌고, 결국 검찰소 간부들이 줄줄이 교체됐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6월의 3차 방중 이후에도 칼바람은 이어졌다. 김정은의 3차 방중은 국제사회에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고 중국의 지지와 협력, 지원을 요청하는 계기였다. 다만 김정은 귀국 직후 중앙재판소가 산하 외화벌이 금광 단위의 부정 축재와 개인 비리를 은폐했다는 중앙당 총화 보고서가 올라가면서 관련 간부 여러 명이 처벌되는 등 내부에 또다시 한바탕 광풍이 몰아쳤다.
해가 바뀌고 2019년 1월 김정은의 4차 방중이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사회안전성이 표적이 됐다. 김정은의 4차 방중은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에서 중국이라는 뒷배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였다. 김정은이 평양을 비운 사이 안전성 간부들은 동료 간부의 생일날 한 집에 모여 술판을 벌였고, 중앙당 총화 보고서에는 이 사건이 그대로 적시됐다. 수령과 호흡을 같이하지 못한 ‘불충’ 행위로 여겨져 안전성 간부들이 줄줄이 숙청·강등됐다.
이와 관련해서는 “하필 원수님 외국 방문 때 생일을 맞은 그 간부가 화근이었다”는 씁쓸한 말도 흘러나왔다. 간부들은 생일을 즐기는 것도 죄가 되는 현실을 다시금 똑똑히 각인하게 됐다.
이처럼 지난 네 차례의 방중은 북한 내부에 일정한 공식을 남겼다. 김정은의 방중 외교 뒤에는 꼭 사법·보위·안전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문책과 처벌, 숙청이 따른다는 것. 사법·보위·안전기관 간부들에게 김정은의 방중은 곧 ‘총화의 전주곡’이자 트라우마다.
소식통은 “지금이야말로 사법·보위·안전기관 간부들이 바짝 긴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5년도 더 지난 일이라 머릿속에서 지워졌을 수 있지만, 김정은의 방중은 언제나 숙청을 동반해 왔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야 한다고 이 소식통은 꼬집었다.
2018년과 2019년에 그랬듯, 김정은의 방중은 언제나 화려한 외교의 장막 뒤에 총화의 공포를 드리웠다. 북·중·러 협력과 연대를 과시한 이번 김정은의 5차 방중 뒤에도 그 공포는 되풀이될까? 시간이 지나면 그 답을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평양 밖 북한] 국민을 버린 ‘국민주권정부’?](https://www.dailynk.com/wp-content/uploads/2025/04/20240829_hya_억류자-가족-218x150.jpg)

![[마키노 칼럼] 멀어지는 재일조선인 사회, 다가가려는 김정은](https://www.dailynk.com/wp-content/uploads/2025/12/20251201_lsy_김정은-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218x150.jpg)
![[북한정론] 12월 黨 전원회의 관련 단상](https://www.dailynk.com/wp-content/uploads/2025/01/20241229_hya_당-중앙위원회-제8기-제11차-전원회의-218x1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