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단은 병마와 싸우고 있다… “돌연 파라티푸스 창궐”

소식통 "각종 대책에도 최근 27名 군인 사망...김정은 '전투력 약화' 우려"

김정은_북한군_특수부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7년 조선인민군특수작전부대 강하 훈련에 참관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강원도를 수호하고 있는 조선인민군 1군단에 만연하는 파라티푸스 관련 보고를 받고 철저한 대책 마련과 함께 전군(全軍)에 방역을 실시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데일리NK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사태는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다. 1군단 내에서 갑자기 고열과 설사 등 파라티푸스 증상을 보이는 군인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군의소와 사단 내 병원 의사들이 치료에 나섰지만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보고를 받은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 인민무력성에 ‘1군단에서 갑자기 유행하는 파라티브스(파라티푸스)성 비루스(바이러스)로 인한 부대의 전투력이 약화되는 문제’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이에 24일 총참모부 작전국 8처, 인민무력성 군의국, 후방국 책임일군(일꾼)들을 중심으로 비상회의를 개최, 대책을 토의·결정했다고 한다.

우선 군의국은 1군단 내 파라티푸스 확진자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기 위해 전문의를 포함한 군 중앙의료대책 지도소조를 1군단에 파견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 26일 1군단 군의소 격리병동에 입원해 있던 2사(강원도 금강군 이포리)후방부 운수중대 병사 외 27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전문의조차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못한 셈이다.

또한 후방국에서는 군단 내 약품 창고 상태를 점검했는데, 관련 의약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에 지난 29일에는 김 위원장의 명령관철 집중사업이라면서 유엔 약품 10여 상자가 군단에 공급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이 약품이 정말 유엔에서 지원받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도 이 약품으로는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절대적으로 양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부대 지휘관들이 병사의 고향집에 직접 전화를 걸어 ‘가능하면 약을 직접 구해서 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1군단 지휘부는 군 중앙의료대책 지도소조와의 협조로 인민무력성과 총참모부의 승인하에 군단, 사단, 병원 및 군의소에 3월에 중지했던 석탄공급을 지시했다. ‘온돌로 따뜻하게 한다면 병균이 사라질 것’이라는 일종의 민간요법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파라티푸스 외 다른 바이러스가 침습하지 못하도록 소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작업엔 1군단 외 다른 전연 군단(2, 4, 5)에서도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파라티푸스 질환은 1군단 군관 가족 사택 마을에도 창궐했다고 한다. 이들은 국가적 조치 대상자에도 포함되지 않아 ‘자력갱생’식(式) 치료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총참모부가 1군단을 포함한 전연 군단에 ‘1호 경계근무체계’를 발령하는 등 남조선(한국)과의 싸움을 강조하면서 긴장감을 유도하고 있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원인 모를 병마와 싸우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