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학교수도 탈북자 송금 중매업에 나섰다… “생활고 심각”

김정숙사범대학 교원 4명, 대대적 검열에 발각...소식통 "'괘씸죄' 적용될 듯"

무장한 한 북한 군인이 유선전화로 통화 중이고, 다른 군인은 망원경으로 중국 쪽을 감시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국가보위성이 북중 국경지역에서 해외 통화나 불법 송금, 정보유출 행위 등을 대대적으로 검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강도에서 대학교수들이 해외 불법 송금 중간책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30일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보위성 검열에서 김정숙 사범대학(양강도 혜산시 소재) 교원(교수) 4명이 탈북자 등 이른바 비법(불법)월경자들이 보내온 돈을 주민들에게 건네주는 일에 지속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소식통은 “낮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이면서 밤에는 탈북자들의 송금을 도와주는 일을 해 온 것”이라면서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주민들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 사회에서 ‘교육 혁명가’라고 치켜세우는 대학 교원들이 이 같은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 발각되자 검열 지휘부인 국가보위성도 아연실색했다는 후문이다.

북한 당국은 교원들의 장사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철저히 월급과 배급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경제난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번 검열에서 적발된 김정숙 사범대학 교원들도 배급이 부족해 심각한 생활고를 겪다가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엔 내부 주민들 사이의 전화돈 송금을 도와주고 수수료를 챙기다가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나 중국에 사는 비법월경자들이 보내온 돈을 주민들에게 이관하는 일까지 하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현재 검열에서 발각된 교원 4명은 사회안전성 조사 없이 곧바로 도(道) 구류장에 수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체로 국가보위성 소관의 검열이 진행되더라도 해당 지역 보안소에서 기본 조사를 거친 후 시 구류장에 구속돼 예심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즉시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현재 도 구류장에 수용된 교원들의 경우 공개재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그만큼 이번 사건은 인민들에게 주는 충격이 크고 사안이 심각해 국가에선 시범껨(본보기)으로 엄중 처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국가보위성의 불법 해외 통화, 송금, 정보 유입 및 유출 검열로 양강도에서만 42명이 적발돼 현재 구속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함경북도와 평안북도, 자강도에서도 관련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체포·처벌되는 주민의 수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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