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대화로 북한 비핵화까지?…北, 핵보유국만 집착할 것”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모처럼 남북관계에 해빙모드가 조성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북한은 금강산 남북 합동공연을 돌연 취소하고, 대규모 열병식(군사퍼레이드)을 올림픽 개막 전날에 개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조선(한국)은 미제(미국)과의 전쟁연습을 영원히 중단해야 한다”고 연일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은 오히려 ‘핵 무력’을 강력히 고수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평창 올림픽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선수단을 비롯해 대규모 예술단, 응원단까지 한국에 파견했다고 해서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는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히려 올림픽이 끝나고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재개된 이후가 문제라는 이른바 ‘4월 한반도 위기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태우 건양대 교수(前 통일연구원장, 사진)는 30일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입장에서 보면 올림픽은 올림픽이고 핵 무력은 핵 무력”이라며 “올림픽으로 인한 평화 공세가 비핵화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의 대화 공세나 평화 제스처는 지난해 10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나온 2대 전략을 배경에 두고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현재 북한의 전략적 목표는 첫째, 어떤 상황에서도 핵 무력을 포기하지 않고 둘째, 현재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자력갱생으로 극복하겠다는 것.   

그는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비핵화와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이를 계기로 남북 관계를 발전시켜서 남한으로 하여금 대북 제재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김 교수는 “북한의 평창 참가 그 자체보다는 평창 올림픽이 끝난 이후의 한반도 상황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창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 우리 정부가 원하는 대로 북한이 핵 포기 의사를 밝히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오는 것, 둘째, 북한이 대미 대화 테이블에는 나오지만 핵을 포기하지 않는 교착 상태에 빠지는 경우다. 다시 말해 북한이 비핵화가 아닌 핵 보유국을 인정받기 위해 대화를 활용하는 것. 마지막 세 번째 시나리오는 평창 이후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에 미국의 군사적 대응으로 전쟁 위기까지 가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는 첫 번째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교착 상태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나 세 번째 전쟁 위기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대해 김 교수는 “미국과 북한의 군사 충돌에 이어 북한이 남한에 대해 보복 차원의 무력을 사용하고 남한이 다시 응징 차원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북한은 미국을 자극할 많은 원인을 제공했고 과거 역사를 보면 미국은 자국의 안보 위협 세력을 제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요즘 미국 정계나 군인들 사이에서 모종의 군사적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을 볼 때 앞으로 북한이 군사 도발을 감행한다면 미국의 대응이 과거보다 훨씬 강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한국 내부에서는 설마 전쟁까지 가겠냐는 목소리가 우세하지만, 평창 이후 한반도 상황에 대해 철저하고 충분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반도 전쟁 상황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