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김정은 직접 비난 낙서 발견 ‘파문’…국가보위성 초비상

지난 8월에 촬영 된 평양 거리 모습. 아파트 1층에 들어서 있는 식당. / 사진=데일리NK 소식통

북한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가 개최 중인 가운데, 최근 수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비난하는 낙서가 발견됐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29일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2일 평양시 평천구역의 한 아파트 외벽에서 ‘김정은 ‘개XX’ 인민들이 너 때문에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식의 낙서가 포착됐다.

이 낙서는 평천구역에 거주하는 김 모 씨가 사건 당일 새벽 4시 20분경에 순찰을 하다가 발견했다.

비상 신고체계에 따라 인민반장→담당 보위원→구역 보위부→시 보위부→국가보위성으로 보고됐고, 이후 국가보위성과 시 보위부, 구역 보위부 요원이 총동원해 사건 현장을 차단하고 지우기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를 직접 비난하는 모든 행위는 엄격히 통제하고 있고 적발될 경우 반국가적범죄 또는 국가전복죄 등을 적용, 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보내거나 처형을 단행하기도 했었다.

실제 지난 2018년 3월 ‘4‧25문화회관’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난 낙서를 뿌린 주동자로 지목된 총참모부 대좌(우리의 대령급)가 공개처형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김정은 비난 낙서 살포 혐의 총참모부 대좌, 총살 당해”)

북한 보위 당국은 근 3년 동안 큰 사고 없이 지내다 돌연 대형 사고가 터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 방역 명목의 지나친 규제와 통제에 주민들의 불만이 예상보다 크다는 반증이 아니냐는 우려다.

또한 4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최고지도자를 비난하는 낙서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보위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당국은) 이번 낙서 사건이 김정일 사망 10주기(12‧17)와 김정숙 탄생일(12‧24), 당 전원회의(12‧27~) 즈음 발생했다는 점에서 문제를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국가보위성이 총집중해 이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지난 23일부터 평천구역 보위부는 구역 공장‧기업소 노동자는 물론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필적 조사와 함께 당일 행적에 관한 취조에 돌입했다고 한다.

다만 현지에서 김정은 시대 들어 곳곳에 CCTV를 설치했다는 점에서 범인 색출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보위 당국은 충성도도 높고 식량 공급 등 모든 면에서 그나마 나은 편인 수도에서 이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지방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벌어질 가능성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2016년 북한 양강도 보천군과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김 위원장을 비난하는 전단과 낙서가 각각 발견된 데 이어 함북 회령시에서도 유사한 글귀가 적힌 5000원권 지폐 수십 장이 시내 한폭판에 뿌려지기도 했었다.